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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협상하던 탈레반 리더 미국 무인기 공격으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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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협상하던 탈레반 리더 미국 무인기 공격으로 사망

입력
2013.11.0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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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정부는 미국 대사 소환…아프간 정부와 파키스탄 탈레반의 제휴 움직임에 미국 제동

파키스탄탈레반의 지도자 하키물라 메수드가 미국의 무인기 공격으로 사망했다. 파키스탄 정부가 파키스탄탈레반과 평화협상을 추진하던 중 일어난 이 사건으로 파키스탄 정국이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34세로 추정되는 메수드는 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북서부 북와지리스탄에 위치한 단디 다르파켈 마을에서 미국 무인기의 폭격에 사망했다. 메수드는 최근 파키스탄 정부와 진행하던 평화협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탈레반 지휘관 25명과 이곳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메수드는 2009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살폭탄 공격으로 중앙정보국(CIA) 직원 등 미국인 7명을 숨지게 한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으며 미국은 500만달러의 현상금을 걸고 그를 추적해왔다.

파키스탄탈레반은 메수드 사망 직후 비상회의를 열어 2인자이던 칸 사이드를 새 지도자로 선정했다. 사이드는 탈레반이 지난해 파키스탄 북동부 교도소에서 400여명의 죄수를 탈옥시킨 사건 등을 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 정부는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이 이번 사건으로 결렬될 위기에 놓였다며 2일 미국 대사를 소환해 강력 항의했다. 펄베즈 라쉬드 파키스탄 정보부 장관은 “살인용 무인기가 평화협상까지 끝장 내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수드의 사망은 파키스탄 정국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파키스탄탈레반은 메수드의 죽음에 파키스탄 정부가 연루된 사실이 확인되면 자살폭탄 테러 등 즉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탈레반 연계조직인 하콰니 네트워크도 성명을 통해 “메수드의 죽음에 보복할 것”이라며 “며칠 안에 공격을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하콰니 네트워크는 아프가니스탄에서만 미국인 1,000여명을 숨지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수드는 2009년 말 파키스탄탈레반 지도자로 올라선 이후 젊으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으로 분파 조직들을 규합하며 평화협상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메수드의 사망으로 파키스탄탈레반이 점 조직으로 쪼개져 지난 수십년 동안 파키스탄을 괴롭힌 게릴라성 테러가 재연될 수 있다고 CNN은 전망했다.

미국의 이번 작전은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파키스탄탈레반의 유착 관계에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미군은 9월 아프간 수도 카불로 향하던 파키스탄탈레반의 고위 인사 라티프 메수드를 급습해 구금했었다. 아프간 정부는 미군 등 북대서양조약기구군이 내년 말까지 아프간에서 철수하기로 하자 인접 파키스탄을 견제하기 위해 파키스탄탈레반과 밀월 관계를 형성하는 중이다. 그러나 미국은 아프간 정부가 파키스탄탈레반을 지원할 경우 국제 테러가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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