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말리에서 취재 중이던 프랑스 기자 2명이 납치 살해됐다. 프랑스 외무부는 "라디오 방송 RFI 소속 클로드 베흐롱(55) 기자와 쥐슬랭 뒤퐁(57) 기자가 말리 수도 바마코에서 북동쪽으로 약 1,500㎞ 떨어진 키달시에서 납치돼 몇 시간 후 살해된 채 발견됐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외신에 따르면 두 사람은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투아레그족 반군단체인 아자와드전국해방운동(NMLA)의 암베리 아그 리사 대변인을 인터뷰한 뒤 그의 집 앞에서 납치됐다. 리사 대변인은 "이상한 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가보니 낯선 차량 한 대와 터번을 쓴 괴한 4명이 있었고 내게 총을 들이대며 '안으로 들어가라'고 위협했다"며 "기자들을 태우고 떠난 뒤 총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시신은 납치된 곳에서 10㎞ 가량 떨어진 키달 외곽의 한 도로에서 발견됐다. 키달은 투아레그족을 중심으로 결성된 NMLA의 근거지다.
두 사람을 살해한 세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지 관계자들은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와 안사르딘 등 급진 무장단체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 3월 쿠데타 당시 혼란한 틈을 타 말리 북부를 점거한 뒤 외국인을 납치해 받은 몸값으로 운영자금을 충당하고 있다. 특히 말리를 식민 통치했던 프랑스가 1월 정부군을 지원하자 그 보복으로 프랑스 인질 여러 명을 살해하기도 했다. 말리 정부군은 NMLA의 소행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지난해 4월 북부지역 분리독립을 선언한 NMLA는 올 1월 급진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고 키달 지역을 장악했다. 말리 정부는 6월 NMLA와 휴전협정을 체결하고 정부군을 주둔시켰으나 양측간 교전이 빈발하고 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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