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31일 10ㆍ30 재보선 압승을 이른바 '댓글 사건'에 대한 민심의 반영으로 규정하며 정쟁을 끝마치고 민생 입법을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 결과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던데다,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의 귀환이 여권 내 권력투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다소 조심스러운 분위기도 엿보인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댓글 정국을 민생입법 정국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이었다. 황우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보다는 미래, 정쟁보다는 민생 안정과 경제활성화에 정치권이 더 분발해달라는 국민의 뜻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대선 불복 유혹에 빠져 민생을 내버려둔 채 정쟁에 몰두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이 이번 재보선 결과를 '민심의 반영'이라고 주장하는 데에는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들의 불법적인 대선 개입 의혹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고 정국을 주도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국가기관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반드시 국민께 정확히 밝히고 책임을 물을 것이 있다면 물을 것"이라고 밝히자, 새누리당이 곧바로 "시의적절했다"고 환영한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야당을 견인할 뚜렷한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재보선 결과로 압박하는 모양새여서 대치정국의 파고를 넘어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친박계 의원조차 "질 수 없는 게임을 해놓고 이겼다고 자랑하는 셈"이라고 했다. 게다가 서 전 대표의 국회 재입성에 따라 당청관계 재정립과 새누리당 내 역학관계 변화 과정에서 권력투쟁 양상이 빚어질 수도 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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