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자동차 수출기업을 위해 산업단지 내 도로를 사유지인 산업시설용지로 파격 변경해주기로 했다.
김문수 경기지사와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김선기 평택시장, 강남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31일 경기도청에서 아산국가산업단지 포승지구 도로용지의 산업용지 변경에 합의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조치로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 야적장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폭 20m 길이 520m의 도로를 야적장 용도로 쓸 수 있게 됐다.
현대글로비스는 2005년부터 해당 도로를 산업용지로 바꿔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 상 번호판이 없는 선적용 자동차는 도로를 이용할 수 없어 이 곳에서 20여km 떨어진 평택시 차량등록사업소에서 임시허가증을 일일이 받아와야 했기 때문이다. 이 업체가 하루에 받는 허가증만 500~1,500장이나 돼 발급시간 만 2시간이 넘었고 차량에 허가증을 부착한 뒤 다시 떼어내고 이를 반납하는 시간까지 합치면 매일 4시간 가량이 소요됐다. 이로 인한 차량선적 지연시간만 한 해 1,243시간, 비용은 40억원에 달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민원이 제기된 것은 10년 가까이 되지만 그 동안 특혜 시비 때문에 해결을 미뤄왔다"면서 "하지만 현대글로비스 야적장 처리능력이 한계에 달해 전격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협약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평택시에 60억원을 주고 해당 도로를 산 뒤 이곳을 이용하는 다른 기업을 위해 인근에 폭 15m 길이 373m의 대체도로를 설치할 예정이다. 평택시는 이 돈을 공단 복지비로 쓸 방침이며, 해당 도로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의 기본계획변경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쯤 산업용지로 바뀐다.
이범구기자 eb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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