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원폭 상처 아물기도 전에… 일본, 핵무기 생산 시도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원폭 상처 아물기도 전에… 일본, 핵무기 생산 시도했다

입력
2013.10.30 18:33
0 0

일본이 이미 1950년대에 핵무기를 생산하려 했다는 미국 국무부 보고서(사진)가 공개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당시 총리가 다각도로 핵무기 생산을 검토했지만, 국내외 반대여론 등에 부딪혀 결국 실행에는 옮기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안보ㆍ환경ㆍ자원분야 정책연구 민간기관인 노틸러스연구소가 29일(현지시간) 공개한 이 보고서는 미 국무부 내 극동지역 연구부서가 1957년 8월 2일 작성한 것이다. 미 정보자유법(FOIA)에 따라 최근 비밀 해제된 보고서에는 당시 일본 정부가 종전 후 핵무기 개발에 대한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핵무기 생산을 은밀히 검토했다는 사실이 담겨 있다.

연구소는 "1945년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뒤 대다수 일본여론이 핵무기 생산에 반대했지만 보수적인 일본 정부는 극동지역이 냉전 긴장의 온상이 될 것이란 판단에 그런 아이디어(핵무기 생산 계획)가 실행 가능하다고 여겼다"고 전했다. 이어 "핵무기가 일본 방위의 핵심이 될 것이란 믿음과 이를 반대하는 자국여론 사이에서 고심하던 노부스케 총리가 결국 핵무기를 생산하지 못했다"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보고서는 대규모 반대 여론과 국제사회 반응, 정치ㆍ경제적 결과 등 핵무기를 생산할 경우 일본이 처할 여러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 보고서는 "일본은 과학기술과 자원이 풍부해 신형 무기를 개발할 능력이 있다"며 "방위청은 현대전에서 핵무기가 필수적이라고 확신하고 있고 일부 보수 지도자들은 핵무기가 일본에 인접한 공산국가 세 나라의 인해전술에 맞서는 효과적인 균형추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핵무기 생산에 따른 군사적 효과를 예상했다.

반면 세계 유일의 피폭국인 일본 국민들의 절대적 핵무기 생산반대 정서를 비롯해 "향후 10년 내에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비관적 전망도 함께 기록돼 있다. 연구소는 이런 역사적 사실을 전하면서 "기술력과 자원, 자본력으로 볼 때 언제든 단시간 내에 핵무기를 생산해낼 능력이 있다"며 현재의 일본을 잠재적 핵무장국으로 평가했다.

한편 미국도 1970년대에 일본의 핵무장 능력 보유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사실이 일본 외교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30일 비밀 해제된 1977년 2월 23일자 일본 외교문서에 미국 군축 부서 당국자가 "일본의 경수로에서 생산된 원자로급 플루토늄으로 폭탄을 만들 수 없다는 통설은 잘못된 것"이라며 "원자로급 플루토늄으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고 물으면 가능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한 발언이 적시돼 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