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쌀 목표가격 인상안 갈등으로 국감이 전면 중단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야당 의원들은 가격 인상을 거부한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을 향해 "농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며 장관직 사퇴도 촉구했다.
이날 국감 파행의 원인제공자는 이 장관이었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쌀 목표가격 변경동의안(80kg 당 17만 4,083원)에 대해 여야 의원들 모두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검토를 요청했지만 이 장관이 뭉개온 탓에 그간 쌓인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국감이 시작되자마자 야당 의원들은 물론 여당 의원들조차 기다렸다는 듯 이 장관에 대한 질타를 쏟아냈다.
민주당 김영록 의원은 "이 장관은 정부안 발표 이후 (농민들의 반발에도 불구) 지난 5개월동안 정부 내에서 단 한번도 목소리를 낸 적 없고 대책회의 한번 한적 없다"며 "정부가 최소한 20만원 이상은 돼야 한다고 말이라도 해야 농민들이 장관을 신뢰할 수 있지 않겠냐"고 몰아세웠다. 같은 당 박민수 의원도 "장관이 예산을 담당하는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담당자들과 직을 걸고서라도 붙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농정에 무관심한 '3무(無)' 장관"이라고 깎아 내렸다. 새누리당 신성범 의원도 "지난 5년간 생산비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농민들의 가격 인상 주장은 일리가 있다"고 가격 인상 주장에 가세했다.
그러나 이 장관이 "정부의 변경안도 현재 쌀 생산비보다는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추가로 가격을 올리는 것은 제도 취지에 맞지 않다"고 하자 야당 의원들은 국감 보이콧을 선언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쌀 가격 문제는 추후 논의하는 대신 국감은 예정대로 진행하자고 맞섰지만 민주당 소속 최규성 위원장은 "장관이 문제"라고 화살을 돌리며 국감 시작 40여 분만에 중단을 선언했다. 당초 잡혀 있던 산림청과 농촌진흥청 종합감사 질의는 시작도 못했다.
한편 이 장관의 발언에 격분한 일부 농민단체 관계자들이 국감장 밖에서 고성을 지르며 항의를 하는 등 이날 농해수위는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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