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 후 처음으로 정상외교 데뷔전을 치를지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28일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초청으로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지난해 1월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북한을 방문하는 첫 외교 정상이다.
이날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함께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하며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사설을 통해 올해가 양국 외교관계 설립 65주년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이번 방문이 쌍무 친선관계를 한 계단 확대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엘벡도르지 대통령의 방북이 성사된 것은 경제협력에 대한 북한과 몽골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내륙 국가인 몽골은 그 동안 석탄 등의 광물자원을 수출할 목적으로 나진항과 청진항 등 북한의 부동항에 꾸준히 눈독을 들여 왔다. 특히 지난달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철도가 재개통하면서 나진항의 임차 계약이 더욱 급해졌다.
북한 입장에서도 몽골과의 경협 확대는 강력한 대북 제재에 따른 경제적 고립을 벗어나는 탈출구가 될 수 있다. 실제 양국은 지난 7월 IT 분야의 협력을 활성화하는 협정을 체결하는 등 고위급 교류를 늘려가고 있다.
이번 방북의 또 다른 관심사는 김 제1위원장과 엘벡도르지 대통령간 양자 회담 성사 여부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22일 몽골 정부 관계자를 인용, “엘벡도르지 대통령이 28일 김 제1위원장과 회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정은 정권의 첫 정상 방문이라는 상징성, 외자유치에 공을 들이는 북한의 사정 등이 그 근거다. 반면, 초청 주체가 북한 헌법상 수반인 김영남 상임위원장이라는 점을 들어 두 사람의 만남이 불발될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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