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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36.5°/10월 29일] 한국통 중국인이 들려주는 '창조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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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36.5°/10월 29일] 한국통 중국인이 들려주는 '창조경제'

입력
2013.10.2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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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쩡롱(鄭龍)이라는 중국인입니다. 1990년 한국과 인연을 맺은 뒤 23년 동안 200여 차례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90년말 중한 양국 무역대표부 교환 설치를 계기로 바다를 건넜습니다. 당시만 해도 한국 지원자가 전무할 정도로 중국에서 한국은 미지의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수교 21년째를 맞은 지금, 양국은 가장 완벽한 교역 상대국이 됐습니다. 중국에서 한국은 미국 EU 일본에 이어 4번째로 비중이 높은 무역파트너입니다. 지난해 중미 교역량은 5,000억 달러였고, 한국과는 2,800억 달러였습니다. 반면 러시아와는 1,000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한국은 인구와 면적에서 중국 동부 저장성(浙江省)과 비슷합니다. 중국의 일개 성 규모인 국가가 중국의 4대 교역국이라니 놀랍지 않습니까?

저도 여기에 한몫 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래서인지 나름 '한국통'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주한 중국대사관 상무관으로 서울에서 8년여 근무한 경험도 있습니다. 지금은 상하이 톈롱그룹 집행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상무이사에 해당합니다. 장황하게 제 소개를 한 이유는 중국시장에 대한 새로운 공략법을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마침 지난 20~26일 상하이에서 진행된 한국기자협회 주최 2013'중국 전문기자 연수'과정에 초청을 받았습니다. 물론 다 아는 '낡은' 정보일수 있습니다. 문제는 실천입니다. 남은 과제는 '어떻게'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2가지 사례를 들겠습니다. 첫째 양 태반(羊 胎盤)입니다. 중국 관광객들은 해마다 스위스와 스웨덴에서 양 태반 주사 등 관련 화장품 구입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 태반의 산실(産室)은 내몽고 자치주입니다. 양을 대규모로 사육하는 내몽고 주민들은 양 태반을 거의 내다버립니다. 가공 기술이 없기 때문이죠. 이를 한국의 줄기세포 기술로 재가공하면 어떨까요. 이것이야말로 '창조경제'일 것입니다.

둘째는 실제 성공사례입니다. 내몽고 제2의 도시 바오터우(包頭)는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지입니다. 사업에 실패한 한 한국인 기업가가 희토류가 임플란트의 핵심 원료란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마침 임플란트 제조 기술을 갖고 있었죠. 바오터우 시는 빈털터리인 그에게 투자금 전액을 대출해주는 등 도움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서로 윈윈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인 기업가는 지금 중국에서 임플란트 원료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을 공략할 때 명심해야 할 과제 5가지도 있습니다. 첫째, 시진핑 국가주석이 언급한 '중국의 꿈'(中國夢)입니다. 이는 향후 9년간 중국의 발전방향을 나타냅니다. 세계 최강국으로 포효하던 당ㆍ명나라를 현 시점에서 부활시키고 싶은 속내입니다. 둘째, 중국 정부의 도시화 정책입니다. 시진핑은 50%에 불과한 도시화율을 2020년에 세계 평균인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자연스레 서부 내륙지대 개발과 맞닿아 있습니다. 셋째, 기회의 땅은 대도시가 아니라 지방 중소 도시라는 점입니다. 포화 상태인 베이징과 상하이를 벗어나라는 의미입니다. 넷째, 유통망에 주목해야 합니다. 규모가 아니라 유통망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 콘텐츠로 접근해야 승산이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 기업들은 중국 유통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입니다. 한중 FTA가 타결되면 유통망 확보에서 득실이 갈릴 것입니다. 다섯째, 상하이 자유무역지구(FTZ)를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지난달 출범한 FTZ의 면적은 푸동(浦東)국제공항을 중심으로 여의도의 4배에 불과하지만 입주신청 기업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산후조리원, 웨딩, 게임기,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지난 6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한 경제협력포럼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먼저 친구가 되어 신뢰를 쌓은 뒤 사업을 한다'(先做朋友 後做生意)라는 중국 속담을 중국어로 말해 언론들이 대서특필 하는 등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말 한마디로 단숨에 13억 대륙을 사로잡은 박 대통령의 '기지'와'센스'가 양국 비즈니스에서 열매 맺기를 기대합니다."

최형철 스포츠부 차장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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