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스파이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전방위적 감청 행위를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26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의 내셔널몰에서 열렸다. 시위를 주최한 시민단체연합 '우리를 그만 감시하라' 회원들은 '감청 행위를 중단하라' '고마워요, 에드워드 스노든' 등 감청 행위를 성토하는 문구를 새긴 셔츠를 입고 피켓을 든 채 내셔널몰을 메웠다.
이날 행사에는 시민자유감시단(ACLU)과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뉴욕 지부 등 100여 시민ㆍ인권단체 회원과 미국 전역에서 몰려든 대학생, 직장인, 성직자 등 1,000여명이 참가해 NSA의 개인정보 불법 감청에 대한 분노를 보여주었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집회는 오후 1시 연방수사국(FBI)을 윤리위반 혐의로 고발했던 전 FBI 요원 제슬린 래닥이 NSA의 감청 사실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의 편지를 읽는 것으로 시작됐다. 스노든은 편지에서 "미국을 거치는 모든 인터넷과 전화 통화 활동이 NSA의 손을 거친다"며 "의회 대표들은 이를 감시가 아니라고 하지만 사실은 틀렸다"고 비판했다. 래닥은 편지를 읽는 도중 뒤로 보이는 국회의사당을 가리키며 "우리가 당신을 감시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를 규탄했다.
에너지정의연대라는 시민단체를 이끄는 마이크 이월은 이날 집회 현장에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과 너무나 닮은 꼴"이라며 "NSA 기밀 수집 행위에 대한 전면 조사와 청문회를 통해 스파이 행위를 자행한 자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욕에 산다는 데이브 밀러(56)도 "정치 시위에 나온 건 처음"이라면서 "미국이 독재로 가는 걸 두고 보지 않겠으며 나는 정부로부터 존중 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계와 예술계, 시민ㆍ인권단체 인사 30여명이 나와 릴레이 연설을 이어갔다. 이들은 NSA의 정보 수집 근거가 된 애국법을 폐지하라고 호소했다. '미래를 위한 투쟁'이라는 시민단체의 홈스 윌슨은 "NSA는 우리가 누구와 함께 있고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며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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