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경수비대원 14명이 25일(현지시간) 파키스탄과의 국경 지역에서 무장조직의 습격을 받아 숨졌다고 이란 국영통신 IRNA가 보도했다. 마약 밀매 조직 또는 이란의 수니파 반군 조직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IRNA는 이란 당국이 보복 조치로 수감 중이던 '반란 세력' 16명을 처형했다고 전했다.
IRNA에 따르면 이날 정체 불명의 무장조직이 이란 동남부 시스탄발루치스탄주(州) 사라반 지역의 산악지대에 매복했다가 국경수비대를 공격한 뒤 파키스탄 영토로 도망했다. 이와 관련해 알리 압둘라 이란 내무차관은 AFP통신에 "적대세력 조직원들이 국경수비대원 3명을 인질로 끌고 갔다"고 말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이란 당국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26일 주도(州都) 자헤단시의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16명을 교수형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공격을 주도한 무장조직과 사형된 이들의 관계는 불분명하다.
사건 발생 지역은 파키스탄뿐 아니라 아프가니스탄과도 가까워 아프간에서 생산된 마약이 유럽 등지로 공급되는 주요 경로 중 하나다. 이 때문에 마약 밀수 조직과 이를 단속하려는 이란 당국의 유혈 충돌이 자주 일어나 지난 30년 동안 이란 군경 4,000여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마약사범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로 유명한 이란은 2014년 말 완공을 목표로 1990년대부터 아프간, 파키스탄과 접경한 동쪽 국경지대 1,700㎞에 마약 밀수를 단속할 방벽을 만들고 있다.
시스탄발루치스탄은 종파로는 수니파, 종족으로는 발루치족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이란 시아파 정부에 대한 반감이 강하다. 특히 파키스탄 탈레반과 연계된 반정부 무장조직 준달라가 이 지역에서 득세하면서 정부군과 잦은 충돌을 일으켰다. 2010년 12월에도 준달라가 샤바하시에서 시아파를 겨냥한 자살폭탄테러를 일으켜 39명이 사망하자 이란 당국이 수감된 준달라 조직원 11명을 처형해 보복했다. 이란 정부는 이번 사건의 주도자로 마약 밀수 조직보다는 반정부 무장세력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압둘라 차관은 이란 주재 파키스탄 대사관을 통해 "파키스탄 영토로 도망간 테러조직을 엄단하고 국경 경비를 강화하라"고 파키스탄 정부에 요구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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