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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from barbarism to gibberish (오염된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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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from barbarism to gibberish (오염된 언어)

입력
2013.10.2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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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영어 발음을 흉내 낼 때 '?X라?X라'라고 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외국어를 알아듣지 못했을 때 ‘bar-bar-bar’라고 말했는데 오늘날 영어에서 말하는 'blah-blah-blah'(블라블라)와 같은 것이다. ‘그녀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했다’고 할 때 'She said blah-blah-blah'라고 하는데 그런 표현을 총칭해 영어로는 ‘gibberish’ 그리스어로는 ‘barbarism’이라고 불렀다. 독일의 ‘Germanisims’, 프랑스의 ‘Gallicisms’, 스페인의 ‘Hispanisms’ 도 같은 말이다.

한 국가에 외국어가 유입되면 잘못된 표현이 늘어나고 그런 오류가 정정되지 않은 채 새로운 언어 기준으로 자리 잡기도 한다. 우리말과 어순이 같은 헝가리에서는 'Dirty Hungarian Phrasebook'라는 책이 나왔는데 현지 영어가 헝가리에서 다른 뜻으로 바뀌거나 잘못 쓰이는 경우를 소개한 책이다. 각 나라마다 ‘엉터리 영어’를 이르는 말이 존재하는데 중국식 영어(Chinglish) 한국식 영어(Konglish) 일본식 영어(Japlish) 싱가포르식 영어(Singlish) 태국식 영어(Tinglish) 독일식 영어(Denglish) 등 무수히 많다.

오늘날 인터넷에서 마구 쓰이는 영어를 속어로 ‘Engrish’라고 부르는데 이는 Pidgins(피진어∙어떤 언어에 능숙하지 못한 사람이 그 언어를 쓸 때 매우 단순화된 형태로 말하는 것)과는 개념이 다르다. 이 같은 영어를 비난하는 대표적인 문장이 'All your base are belong to us(너희 기지는 이제 우리 관할이다의 잘못된 문장)'다. 제대로 된 표현은 'all of your bases now belong to us'인데, 앞의 문장은 간신히 뜻은 파악할 수 있는 피진어와는 달리 의사 소통에 실패한 문장이다. 즉 다른 버전의 영어가 아니라 아예 영어가 아니라는 뜻이다. ‘Missy’라는 호칭은 ‘미혼 같은 기혼 여성’이라는 뜻으로 한국에서만 쓰이는데 이는 영어도 아니고 우리말도 아니다. 'It's me'처럼 비표준어이지만 의사 소통에 지장이 없는 ‘informal English(비공식 영어)’는 원어민도 사용하는 것이지만 ‘broken English’나 ‘barbarism’이야말로 의사 소통의 가장 큰 장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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