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성 평등 수준이 세계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5일 발표한 '2013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성 평등 순위가 136개 조사대상국 중 111위로 지난해(108위)보다 세 계단 하락했다. 한국은 104위(2010년)→107위(2011년)→108위(2012년)→111위(2013년)로 계속 하락해 2013년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109위), 바레인(112위), 카타르(115위) 등 아랍 국가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보고서는 여성의 경제 참여도와 기회, 교육 정도, 정치권력 분산, 보건 등 4개 분야로 나눈 뒤 유엔이나 국제기구에 제출된 자료를 종합, 분석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초등 및 고등 교육기관 등록 비율, 여성 각료와 의원 숫자, 기대수명 등 14개 세부 지표로 성 격차 지수(0:불평등, 1:완전평등)를 산출해 순위를 매겼다.
한국은 교육 정도(0.959), 보건(0.973) 분야가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국회의원과 장·차관 및 기업 고위간부 중 여성 비율이 낮아 경제 참여도와 기회(0.504), 정치권력 분산(0.105)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아 성 격차 지수가 0.635를 기록했다. 분야별 순위에서는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은 보건(75위)만 평균에 근접했을 뿐 정치권력 분산(86위), 교육 정도(100위), 경제 참여도 및 기회(118위) 모두 하위권에 머물렀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아이슬란드(1위), 핀란드(2위), 노르웨이(3위) 등 북유럽 국가가 1~3위를 휩쓸었는데 이들 국가는 성 격차 지수가 모두 0.8을 넘어 완전 평등에 가까웠다. 아시아에서는 지난해 8위였던 필리핀이 5위로 올랐고 중국은 지난해와 같은 69위, 일본은 4단계 떨어진 105위를 기록했다. 최하위권은 차드(134위), 파키스탄(135위), 예멘(136위)이었다.
WEF는 "보건(0.957)과 교육 정도(0.934)에서는 남녀 격차가 거의 사라져 완전 평등에 가까워졌지만 경제 참여도와 기회(0.601), 정치권력 분산(0.211)에서는 성별 격차가 여전히 크다"고 밝혔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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