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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사이드미러에 팔 부딪히면 골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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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사이드미러에 팔 부딪히면 골절될까

입력
2013.10.2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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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37)씨는 지난해 말 경기 수원시의 한 골목길에서 회사 차량을 몰고 서행하다 갑자기 튀어 나온 50대 남성의 왼쪽 팔을 오른쪽 사이드미러로 가볍게 쳤다. 그런데 이 남성은 왼팔을 붙잡고 "뼈가 부러질 뻔 했다"며 길길이 뛰었다. "경찰에 신고 안 할 테니 치료비나 좀 내놓고 가라"는 위압적 말투에 김씨는 별 수 없이 지갑을 열었다.

운전자 상당수가 이런 곤경에 처하고 있다. 그렇다면 차량 사이드미러에 부딪혔을 때 팔 뼈는 진짜로 부러질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시속 60㎞ 이하에서는 부러질 수 없다"는 게 결론이다.

24일 대한교통학회에 따르면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처 정우택 처장과 정동훈 연구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경미한 교통사고에 대한 보행자 상해도 연구'를 25일 공주대에서 열리는 교통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이 연구는 3D스캐너를 이용해 우회전하던 승용차가 사이드미러로 보행자의 왼팔 상단부를 친 실제 사고현장을 재현한 뒤 '마디모(MADYMO)' 프로그램을 통해 시뮬레이션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마디모는 차량과 보행자의 움직임을 분석, 상해 정도를 추정하기 위해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소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이며 세계적으로 정밀도와 신뢰성을 인정받고 있다.

시뮬레이션에서는 차량 속도가 시속 10㎞일 때 보행자가 사이드미러로 인해 받는 충격이 167.9N(뉴턴ㆍ1N은 질량 1㎏인 물체에 1㎨의 가속도를 발생시키는 힘)으로 측정됐다. 힘이 가해지면 접히는 사이드미러의 특성도 고려됐다. 시속 15㎞에서는 179.6N, 30㎞에서는 188N으로 충격이 다소 커졌지만 40㎞(189.7N)부터 60㎞(190.4N)까지는 큰 폭의 변화가 없었다.

이 정도 힘으로는 뼈가 부러지지 않는다. 정 처장 등이 제시한 여러 해외 연구결과를 보면 직접적 외부 충격으로 골절이 가능한 힘은 대퇴골 7,560N, 골반 8,900N, 아래턱 5,270N, 두개골 4,300N 등이었다. 팔 뼈의 강도를 가장 약한 두개골 수준으로 잡아도 일반적인 상황에서 접이식 사이드미러의 충격으로는 골절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사이드미러로 치는 사고의 대부분이 보행자가 많이 다니는 골목길 등 이면도로에서 발생하는 데 이 도로의 제한속도가 시속 60㎞인 점을 감안할 때 현실에서 사이드미러 때문에 팔이 부러질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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