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이 서울 동자동 오피스빌딩을 팔아 3,000억원의 유동성 확보에 성공했다. 동부는 이 돈으로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어서, 동양그룹 사태 이후 퍼져나갔던 동부그룹을 둘러싼 유동성 위기설도 사실상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은 서울 동자동 제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에 따라 추진된 지하9층 지상30층 규모의 오피스빌딩을 총 3,616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칸서스자산운용과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매각을 통해 동부건설은 조합소유 지분을 제외한 공사미수금 1,943억원과 지분투자액(25%) 985억원 등 2,928억원의 자금을 회수하게 됐다.
동부건설은 이 돈이 들어오면 빌딩을 담보로 우리은행에서 발행한 600억원 안팎의 사모사채를 갚는 등 내년 말까지 도래할 총 2,7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다.
더불어 올해 말까지 큐캐피탈파트너스와 동부익스프레스 지분매각 협상을 마무리해 1,7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하고, 미분양 아파트 매각을 통해 500억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렇게 확보한 자금은 당진과 강릉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및 운영을 위한 출자금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유입되는 자금으로 차입금을 줄여가면 재무건전선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측은 이번 매각으로 동양그룹 사태 이후 일파만파로 번겨갔던 동부그룹 유동성 위기설이 사실상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동부그룹의 빚은 주로 금융권 대출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위주였던 동양그룹과는 부채구조가 근본적으로 달랐고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재무구조개선약정에 따라 채무관리를 받아왔기 때문에 유동성 위기설 자체가 과장된 측면이 있었다"면서 "어쨌든 이번 자산매각으로 위기설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동부그룹의 경우 동부건설과 동부제철의 재무구조가 취약한 것은 사실. 동부제철의 경우 내년까지 총 6,800억원에 달하는 만기 회사채가 있다. 하지만 동부측은 ▦현재 추진 중인 당진항 부두 분할매각이 성사되면 3,000억원의 실탄이 마련되고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통해 1,100억원을 확보하며 ▦약 1,200억원의 현금자산과 연 평균 2,4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 등을 더하면 차입금 해소는 어렵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