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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농성 어수선… 진료 큰 차질 없었지만 일부 환자 "불편"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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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농성 어수선… 진료 큰 차질 없었지만 일부 환자 "불편" 호소

입력
2013.10.2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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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23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본관 1층 로비는 조합원과 환자,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일부 소란이 있기는 했지만 진료에 큰 차질을 빚지는 않았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 분회는 이날 오전 10시 파업 출정식을 열고 ▦적정 진료시간 보장 ▦어린이병원 환자 식사 직영화 ▦의사 성과급제 폐지 ▦임금 20만9,000원 인상 등을 요구했다. 파업에는 본원, 강남 건강검진센터, 서울대병원이 위탁 관리하는 보라매병원 등의 노조원 1,500여명 중 필수유지업무 대상자 등을 제외한 500여명이 참여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이상무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 등이 농성장을 방문했다.

의사를 제외한 전체 직원(6,100여명) 가운데 일부가 파업에 참여해 수술, 입원, 진료 등에서 눈에 띄는 차질은 없었다. 이 병원 VIP 병동에 입원 중인 김영삼 전 대통령도 병원을 옮길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병동에 입원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구속집행정지 상태여서 마음대로 병원을 옮길 수 없다.

다만 병원 로비가 농성장으로 사용되면서 오전, 오후 2시간씩 사용한 확성기 소리에 일부 환자들이 불만을 드러냈다. 환자의 신고로 인근 대학로 파출소 소속 경찰관 2명이 병원에 출동하기도 했다. 당뇨병으로 입원한 이모(75)씨는 "아침 식사가 일회용 그릇에 나왔고 (농성 때문에) 소란스럽다"며 짜증을 냈다. 여성 자원봉사자 박모(70)씨는 "일자리가 없는 사람도 있는데 (노조의 주장은) 배부른 소리 아니냐"고 비난했다. 일부 입원환자는 "오죽 힘들었으면 이렇게까지 하겠나" "환자들을 불편하게 하려는 의도는 아닐 것"이라며 파업을 지지하기도 했다.

노조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같은 국립대병원인 전남대 전북대 부산대병원은 올해 임금을 2.8% 인상하기로 했는데 서울대병원 사측은 유독 정부 지침(공공기관 인건비 최소 2.8% 인상)까지 어기면서 임금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사측은 환자 증가 추세 정체, 구조적 저수가 문제,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따른 병원 경영수지 악화 등으로 노조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측 관계자는 "최근 의대 교수의 선택진료수당을 30% 삭감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경영 여건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2004년 44일간, 2007년 6일간 파업한 바 있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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