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경찰서는 성매매를 알선하고 성매매 여성을 시켜 성매수 남성의 소지품을 훔치게 한 혐의로 김모(35)씨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성매수 남성 70여명 가운데 소재가 파악된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인천의 한 오피스텔을 임대해 여성인 척하며 인터넷 채팅을 통해 성매매를 알선해왔다. 경찰 조사에서 드러난 것만 3~6월 4개월간 100여회. 70여명의 남성들에게 10만~30만원씩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이중 7만원 정도를 관리비와 소개비 등으로 챙겼다. 12년간 이 지역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면서 알게 된 여성들을 성매매에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성매매를 그만두려는 여성을 놓아주지 않고 마지막까지 돈벌이에 이용했다. 채팅사이트에서 조건만남을 하겠다고 유혹, 서울 신촌 등지의 모텔로 여성을 보내 고가 수입품 지갑, 현금, 스마트폰 등을 훔쳐오게 했다. 한 20대 남성은 "먼저 씻고 나오라"는 여성의 말에 샤워를 하고 나왔다가 143만원 상당의 물품을 도난당하기도 했다.
김씨는 6월 자신과 일하던 여성 한 명이 성매매 혐의로 입건된 것까지 이용해 돈을 벌었다. 이 여성과 조건만남을 했던 남성들의 전화번호로 '오빠, 나 조건만남 때문에 경찰에 잡혔는데 오빠 이름 안 댈 테니 돈 좀 부쳐줘'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 4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를 잡고 보니 포주부터 유인책, 협박, 절도 지시까지 성매매와 관련한 범죄의 종합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적발된 성매수 남성들이 채팅 상대가 남성인 것을 뒤늦게 알고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면서 "유인책들이 남성이어서 성매수 남성들의 심리를 더 잘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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