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6)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프로 전향을 전격 선언했다.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인 리디아 고는 23일(한국시간) 트위터에 "오늘 의미 있는 결정을 내렸다. 프로로 전향을 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딘 머피 뉴질랜드골프협회 이사는 뉴질랜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늘은 리디아에게 매우 중요한 날"이라며 "리디아는 자신의 뉴스를 매우 재미있는 방식으로 팬들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리디아가 전통적인 방식인 기자회견을 여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최근 학교 시험도 겹쳐서 트위터를 통해 프로 전향 사실을 알리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리디아 고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에서 4승이나 올린 실력파다. 1997년생인 리디아 고는 2012년 1월 뉴사우스 웨일스 오픈에서 14세9개월5일 만에 우승을 차지해 남녀를 통틀어 사상 최연소 프로 대회 우승을 기록했다.
또 작년 8월에는 15세4개월 만에 캐나다 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미국의 렉시 톰슨(16세7개월)이 갖고 있던 LPGA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리디아 고는 올 해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 뉴질랜드 오픈과 LPGA 투어 캐나다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LPGA 투어 역사상 아마추어 선수가 대회 2연패에 성공한 것은 리디아 고가 유일하다.
'천재 골퍼'인 리디아 고의 최대 강점은 꾸준함이다. 2010년 뉴질랜드 여자오픈부터 지난달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프로 대회에 총 25차례 출전해 한 번도 컷 탈락을 하지 않았다.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지난달 에비앙 챔피언십 준우승이다. 리디아 고는 아마추어 신분인 탓에 우승 상금 120만 달러(약 12억6,000만원)를 받지 못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4위인 리디아 고가 프로 무대에서 뛰기 위해선 '특혜'가 필요하다. LPGA 투어 회원이 되려면 18세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에 그가 프로 전향 후 곧바로 LPGA 투어 회원 자격을 얻을 수는 없다.
하지만 재미동포 미셸 위(24ㆍ나이키골프), 렉시 톰슨 등도 예외로 16세 때 프로에 입문했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 무대를 정복한 리디아 고도 큰 걸림돌 없이 프로에서 뛸 수 있을 전망이다.
이젠 리디아 고의 가치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질랜드 신문인 '스터프'는 "리디아 고가 프로 전향을 하면 600만달러(약 63억원) 정도를 주머니에 넣고 프로 생활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신문은 뉴질랜드의 마케팅 전문가 하미시 밀러와의 인터뷰를 통해 "리디아 고는 톱클래스 선수에게 필요한 캐릭터를 모두 가진 것처럼 보인다. 그에 대한 경제적 가치가 어느 정도가 될지 짐작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국내 기업들도 리디아 고와의 계약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후원 금액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들은 리디아 고가 한국 국적으로 바꾸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200만달러(약 21억1,000만원)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어린 나이에 프로 전향을 선언한 리디아 고는 11월 LPGA 투어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타이틀홀더스에 프로 자격으로 처음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