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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웃 3개국 같은 날 초대 '우연 아닌 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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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웃 3개국 같은 날 초대 '우연 아닌 필연'

입력
2013.10.2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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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러시아와 인도, 몽골 등 국경을 맞대고 있는 3국의 총리를 같은 날 초청했다.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를 외치며 일본과의 군사 협력까지 강화하고 나선 미국에 맞서기 위해선 먼저 이웃나라들과 사이 좋게 지내는 '주변국 외교'를 강화, 포위망을 뚫어야만 한다는 게 중국의 생각이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22일 베이징(北京)에 도착,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하고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정기 회담을 가졌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리 총리의 초청에 응하는 식으로 이뤄진 메드베데프 총리의 방중은 중국의 새 지도부가 출범한 뒤론 처음이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특히 이날 중국 네티즌과의 대화에서 중국어로 인사말까지 하며 친숙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밀월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시 주석은 3월 취임 후 곧바로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난 것을 비롯, 올해 들어 벌써 5차례나 푸틴 대통령과 회동했다.

21일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군수산업 및 경제무역 협력 등을 논의한 만모한 싱 인도 총리도 이날부터 중국 공식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리 총리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으로 5월 인도를 방문한 데 따른 답방 형식이다. 양국의 총리가 같은 해에 상호 방문한 것은 1954년 이후 처음이다. 시 주석도 싱 총리를 위한 연회를 베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벌인 두 나라의 역사에 비춰볼 때 보기 드문 장면이다. 일각에선 국경 문제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도 언론들도 "인도는 미국처럼 중국을 최대 도전으로 여길 필요가 없다"며 우호적인 분위기를 거들었다.

너러브 알탕호약 몽골 총리도 이날 중국서부국제박람회 참석 차 쓰촨(四川)성 청두(成都)를 찾았다. 지난해 8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찾은 알탕호약 총리는 26일까지 랴오닝(遼寧)성과 톈진(天津), 베이징을 차례로 방문한다. 특히 시 주석이 최근 주창한 실크로드경제벨트 구축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할 지 주목된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 인도 몽골 등 3개국 총리가 동시에 중국을 방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인민일보는 이와 관련, "3국의 총리가 같은 날 방중한 것은 일정상의 우연일 수도 있지만 그 뒤엔 필연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최근 중국 주변 환경이 점점 더 복잡해지면서 '좋은 이웃이야 말로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보배'라는 게 새 지도부의 인식이며 '주변이 가장 중요하다'는 명제가 이미 중국 주변국 외교의 좌우명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민일보는 이어 3국 총리의 방중은 또 중국 경제의 강한 흡입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앞으로 중국과 이웃나라들이 경제 무역 투자 에너지 등 분야에서 거대한 잠재력을 실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경제력을 통해 주변국 외교를 강화, 미국의 아시아 회귀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일부 중국 언론은 3국의 총리가 동시에 방중한 것에 대해 일본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는 반응도 실어, 눈길을 끌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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