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가 국내 선사로는 처음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북극해로 연결하는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성공했다.
현대글로비스와 해양수산부는 22일 현대글로비스의 유조선이 북극항로를 통해 35일 동안 항행을 마치고 전남 광양항 사포부두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이번 운항은 지난달 16일 러시아 우스트루가항에서 나프타 4만4,000톤을 싣고 출발해 쇄빙선의 도움을 받아 북극해를 거쳐 총 1만5,000㎞를 항해한 국내 최초의 상업용 운송이다.
이번 운항이 의미있는 것은 기존 항로보다 운송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수에즈 운하를 거쳐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는 기존 항로는 약 2만2,000㎞에 이르지만, 이번에 운항한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1만5,000㎞로 단축된다. 기간 역시 기존 40여일에서 5일 이상 줄어든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북극항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북극항로는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 선사가 주도하는 가운데, 중국이 지난 8월 시범운항을 통해 철강제품을 운송하는 등 점차 참여 국가가 늘고 있다.
국내도 해수부가 장기과제로 북극항로 진출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개발 초기 단계여서 운항가능 시간이 연중 4~5개월에 불과하고, 지속적으로 운송할 화물을 발굴하는 게 쉽지 않다. 글로비스 관계자는 "외국선사가 주도하던 북극해 화물 운송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한 만큼, 앞으로 안정적인 화물수요를 확보하고 경험을 쌓아 운항일수를 늘리는 등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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