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중소기업 전용 면세점구역 운영자로 '듀프리 토마스줄리코리아'가 선정되면서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면세점 시장에서 중소ㆍ중견기업들을 우대하기 위해 롯데면세점이나 신라면세점 등 대기업들을 배제했더니, 정작 외국계 면세점이 그 혜택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22일 한국공항공사는 김해공항 면세점의 중소ㆍ중견기업 구역인 DF2구역 운영자로 듀프리 토마스줄리코리아를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DF2 구역은 김해공항 면세점 구역의 40%를 차지하는데, 세 차례에 걸친 유찰 끝에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이 업체가 낙찰됐다.
논란은 듀프리 토마스줄리코리아라는 회사의 실체에서 비롯됐다. 듀프리는 DFS에 이어 세계 2위 면세점사업자. 결국 듀프리가 국내 법인을 통해 우회적으로 중소ㆍ중견으로 인정받아, 대기업이 배제된 공간을 차지했다는 게 기존 면세점업계의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을 제외하니까 결국 외국자본만 덕을 보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하지만 해당업체는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토마스줄리앤컴퍼니는 원래 해외 및 국내 유명화장품과 패션브랜드를 백화점 면세점 등에 유통하는 국내 업체로, 듀프리의 한국법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듀프리의 면세점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제휴를 맺었을 뿐이다. 결코 듀프리의 지사나 국내 법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면세자본인 듀프리가 국내 중소ㆍ중견업체를 위한 면세구역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는 점에서 업계 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질 않고 있다.
한편 관세청은 이날 중소ㆍ중견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을 현재 7개에서 2018년까지 15개 이상으로 2배 가량 확대하고, 시내 면세점 설치도시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면세산업을 통한 중소기업 성장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대기업 자본 과점 체제인 현 면세점 시장에서 중소기업들의 입지를 넓혀주기 위한 조치"라며 "대기업 규제가 외국자본의 혜택으로 나타난다는 지적이 있지만 통상관계 등을 고려할 때 외국자본까지 규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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