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평화와 한글의 세계화를 위한 나의 붓질은 계속될 겁니다."
한글서예와 회화를 접목시켜 새로운 예술장르를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한국(45)작가. 그는 요즘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지사 외벽에 걸려 있는 30㎙짜리 초대형 한반도 지도만 보면 가슴이 뿌듯해 진다. 5년에 걸쳐 제헌 헌법 전문 5만여 자를 한 글자씩 써넣어 완성시킨 역작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을 통해 한글의 세계 브랜드화에 일조했다는 생각 때문이다. "평화를 상징하는 세계 곳곳에 한글로 된 평화지도가 내걸린다고 생각해보세요. 기쁘지 않겠어요?"
한 작가가 평화지도를 그린 지는 올해로 20년이 됐지만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 그가 제작한 세계 34개국 평화지도 가운데 22개국 지도를 유엔본부가 소장하고 있다. 각국의 지도에는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 등이 한 작가가 개발한 6개의 한글서체로 담겨 있다. 그는 지난해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 특별전과 2008년 뉴욕평화 특별전ㆍ유엔본부 특별전, 2010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국회 특별전 등을 열어 세계평화를 기원했다. 유엔본부는 한 작가를 '세계평화작가'로 인정했다.
한석봉의 33대손으로 8살 때부터 붓을 잡았다는 한 작가는 이산가족들의 수기공모 당선작 등 8만여 자가 담긴 '우리는 하나'라는 작품을 만들어 2008년 북한에 기증하기도 했다.
한 작가의 한글 세계화와 세계평화에 대한 열정은 대학 강단에서도 이어지게 됐다. 조선대 정책대학원이 최근 그를 초빙 객원교수로 임명해 '한글의 우수성과 평화'에 대한 강의를 맡겼다. 한 작가는 22일 "무릎에서 피가 나올 정도로 긴 시간을 엎드려 한 글자, 한 글자를 세필로 써넣는 작업을 남북 평화통일을 위해 엎드려 염원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며 "기회가 되면 북한에 나의 모든 작품을 전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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