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직원들의 대선 개입 파문이 확산되면서 열흘도 남지 않은 10ㆍ30 재보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지역은 경기 화성갑이다. 일단 초반 판세는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상태에서 민주당 오일용 후보가 뒤를 쫓는 분위기다. 하지만 사안의 성격이 다른 국정원 트위터 여론조작 파문이 확산될 경우 승부를 예측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화성갑 지역의 봉담읍과 향남읍은 지역구 유권자수의 절반을 차지하고 젊은 층이 상대적으로 많이 거주한다.
민주당과 오 후보 측에서는 국정원 대선 개입 파문이 지지율 격차를 줄이는 데 불쏘시게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이번 주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다. 오 후보 측 관계자는"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서 후보의 비리 경력 등과 맞물려 화성 주민의 불신이 확산돼 가는 분위기"라며 "금주 내에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리 수 이내로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도 국정원 대선 개입 파문을 통한 부정적 민심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당초 조용한 선거를 내걸었던 새누리당은 21일 돌연 화성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는 등 선거 기류 변화를 차단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황우여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최고위원들은 새누리당과 서 후보의 지역개발공약을 저마다 내세우면서 서 후보 투표권문제에 대한 민주당의 비판을 허위사실로 규정하고 공격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번 선거를 계기로 힘차게 국정과 지역공약을 챙기고 또 꿈과 비전을 국민에게 심어주는 정치로 옮겨가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당 관계자는 "약간의 방심도 할 수 없는 만큼 선거 운동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전문가들은 지금 단계에서는 국정원 사태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선거 구도에 영향을 미치려면 특정 사건이 신선함과 단순화라는 두 가지 성격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국정원 대선 개입의 경우 지난해부터 계속 나온 문제인데다가 실체를 밝히는 것 역시 복잡하기 때문에 선거에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정치전문가는 "화성은 여론 전파가 쉬운 수도권에 위치한 만큼 선거 막판 파문 확산 여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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