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국제 치즈가격이 50%나 뛴 적이 있었습니다. 이유인 즉, 중국인들이 피자를 즐겨 먹기 시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13억 인구 전부는 아니더라도, 도시 젊은 층만해도 수천만 명은 될 텐데 이들이 본격적인 치즈소비에 나서니까 국제시세가 폭등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이로 인해 우리나라 동네 피자집들이 치즈원가 상승 때문에 애를 먹기도 했지요.
와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중국인들이 와인에 맛을 들이면서, 프랑스 와인가격이 급등했고요. 같은 이유로 참치 값도 큰 폭으로 뛰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차이나 신드롬'이 요즘 모피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가을ㆍ겨울 시즌 일반모피 제품가격이 작년보다 무려 20~30%나 올랐다고 하는데요. 코트 뿐 아니라, 털(퍼)제품 가격까지 비슷한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경기가 특별히 호전된 것도 아니고, 부유층들의 모피수요가 갑자기 늘어난 것도 아닌데 모피 값이 급등한 까닭, 그건 바로 '중국 사모님'들 때문이라고 합니다. 소득수준이 높아진 중국의 대도시 여성들이 모피 코트를 입기 시작하면서, 세계 주요시장에서 거래되는 원피가격이 급등하게 됐고 결국 국내 모피가격까지 끌어올리게 된 것입니다.
최근 수입소고기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 또한 중국 요인이 큽니다. 요즘 중국에선 젊은 이들이 소고기 샤브샤브나 불고기를 많이 먹는다고 하는데, 그 결과 연간 소고기 소비량이 6%씩 늘어나는 추세라고 합니다.
이 같은 소비증가는 결국 국제 소고기 시세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신선냉장용 소고기 가격은 지난해 ㎏당 평균 7.8달러였는데 올해는 8.1달러로 뛰었고요. 냉동용 역시 4.2달러에서 4.6달러로 상승했습니다.
중국의 소비파워는 정말로 무시무시할 정도입니다. 중국인들이 지갑을 열 다음 품목은 뭐가 될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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