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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학원과 함께 하는 실전논술] 2013 성균관대 수시 2차 논술 기출문제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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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학원과 함께 하는 실전논술] 2013 성균관대 수시 2차 논술 기출문제 <상>

입력
2013.10.2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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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1] 아래의 ~는 서로 다른 사회적 가치를 지지하고 있다. 이 제시문들을 두 입장으로 나누고, 각 입장을 요약하시오.(20점)

다른 사람과 견주고 싶은 욕망은 인간의 타고난 본성인 듯하다. 고대 이래로 철학자와 사상가들은 경쟁이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해 왔으며, '좋은 다툼'과 '나쁜 다툼'을 구별했다. 이러한 구별의 근거는 그리스의 시인 헤시오도스의 시에서 찾을 수 있다. '좋은 다툼'을 그리스어로 '아가토스 에리스(agathos eris)'라고 하는데, 이에 대해 헤시오도스는 다음과 같이 읊었다.

남이 잘사는 모습을 보면 누구나

일하고 싶은 의욕이 솟구치므로

부지런히 밭을 갈아 씨를 뿌리고, 집을 짓는다.

이웃과 이웃이 부를 향해 함께 달린다.

이러한 에리스는 인간에게 이롭다.

대장장이는 대장장이끼리, 미장이는 미장이끼리 겨루고

거지는 다른 거지를, 가수는 다른 가수를 시샘한다.

이 시에는 인간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분명히 나타나 있다. 인간은 대장장이끼리 또는 미장이끼리 벌이는 실력경쟁을 좋아한다. 이러한 경쟁을 통해 대장장이는 다른 대장장이보다 더 훌륭한 가재도구를 만들어내고자 노력하고, 미장이는 다른 미장이보다 더 좋은 집을 지으려고 애쓴다. 그리하여 전체적인 효율성은 증가한다.

가난의 악순환을 탈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금 가난한 지역에 모여 사는 사람들이 수세대 전 가난한 지역에 모여 살았던 사람들의 후손일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지리와 역사는 운명이며 탈출할 수 없는 '덫'이다. 성적 불평등과 인종적 불평등 사이에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흑인들은 가난한 흑인 부모들 사이에서 태어나서 흑인 거주 지역에서 성장했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여성들은 여성 가족에서 태어나 여성들만 모인 지역에서 성장하지 않는다. 흑인들은 여성들과는 달리 부모로부터 가난과 거주지 등에 따른 불이익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다. 흑인지역에 살고 있는 흑인 남성을 예로 들어 보자. 통계적으로 볼 때 그에게 행운이 따를 가능성은 낮다. 문제는 그 이유를 명확하게 대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이유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지역에서 횡행하는 범죄가 어떤 식으로든 그에게 전염될지 모른다. 어쩌면 그도 다른 사람들처럼 의욕 부진에 시달릴지 모른다. 그가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면 친구들로부터 조롱을 받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는 슬럼가 밖의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지 못해 사회생활에 필요한 인맥을 만들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그는 고용주들이 만들어낸 차별의 희생양이 되어 취업의 기회조차 갖지 못할지 모른다. 결국 이러한 사회이동의 어려움은 그 사회의 낮은 형평성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시장에서 재화나 용역의 가격이 형성되면 그 가격은 생산자나 소비자들에 대한 신호의 역할을 한다. 가령 어떤 재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서 그 재화의 가격이 올라가면, 이것은 첫째 소비자에 대하여 이 재화를 덜 사용하고 그 대체물을 더 많이 사용하라는 신호가 되며, 둘째 생산자들에 대해서는 이 재화의 생산을 늘리라는 신호가 되는 것이다. 이리하여 경쟁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하여 결정되는 재화의 가격은 각 경제 주체가 그들이 행동을 결정할 수 있는 지표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각 경제 주체는 이 가격의 움직임에 의하여 그 행동을 조정한다. 소비자가 이 신호에 따라 행동하면 효용이 늘 것이며, 생산자가 이 신호에 따라 움직이면 이윤이 늘어서 결국 국민의 복지와 소득이 극대화될 것이다. 그런데 지표의 역할을 수행하는 가격은 그것이 경쟁에 의하여 결정된 것이건, 혹은 정부 관리에 의하여 결정된 것이건 간에 언제나 자원 배분의 기능을 수행한다. 다만 가격이 경쟁에 의하여 결정되는 경우에는 가격이 기회비용을 반영하므로 그 가격이 발하는 신호가 합리적이고 따라서 자원의 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 데 비하여, 자의적으로 결정되는 가격의 경우에는 기회비용을 반영하기 매우 어려우므로 이와 같은 가격이 발하는 신호는 비합리적이다. 그리하여 이런 상황에서 소비나 생산이 이루어질 경우 자원의 배분이 비효율적이 된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경기장이 평평해야 한다"는 개념을 계속 들먹인다. 만일 개발도상국들이 사용하는 보호주의 정책을 허용한다면 부자 나라들은 평평하지 않은 경기장의 낮은 쪽에서 높은 쪽을 향해 오르막길을 오르느라 고생을 해야 하는데, 개발도상국들은 높은 쪽에서 낮은 쪽을 향해 내리달리면서 공격을 하는 축구팀이 되는 셈이라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동등한 자격으로 경쟁을 하게 하라. 이러니저러니 해도 근본적으로는 경쟁이 공정할 때에만 시장이 주는 혜택을 수확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경기장이 평평해야 한다"는 누가 들어도 지당한 개념을 들먹인다면 감히 누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나는 이의를 제기한다. 이는 수준이 비슷하지 않은 선수들이 벌이는 경쟁이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수준이 비슷하지 않은데 경기장이 평평하다면 결국 그 게임은 불공정한 것이 된다. 축구경기를 하는 한 편이 브라질 국가 대표팀이고, 상대편은 열한 살 먹은 내 딸의 친구들로 짜여진 팀이라고 생각해 보라. 그렇다면 여자아이들이 아래쪽을 향하여 내리달리며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협약의 핵심 쟁점은 온실가스 방출량을 삭감하기 위한 구속력 있는 목표의 설정 여부이다. 이미 연간 수십억달러 규모의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이 형성된 유럽연합은 강력한 규제를 원한다. 반면 개발도상국은 선진국의 '역사적 책임'과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여기에 반대한다. 개발도상국가들이 하나뿐인 지구를 살리자는 기후변화협약에 반대하며 선진국에게 '기후 빚'을 갚으라고 요구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기후변화는 지구 전체의 문제이지만, 그 원인인 탄소 배출은 사실상 몇 나라만의 문제이다. 예를 들어, 미국이 혼자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상위 10개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합치면 전체의 60%를 훌쩍 넘긴다. 인구를 고려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개발도상국가는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지만 탄소 방출량은 7%에 그친다. 선진국이 일찍이 개발을 하면서 내뿜은 온실가스는 고스란히 공기 속에 누적돼 있다. 이것이 바로 개발도상국가들이 '역사적 책임'을 묻는 이유이다. 남아시아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등 전세계 16억명이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는 동안, 미국 플로리다의 에어컨 1대는 1년 동안 캄보디아 사람이 평생 내보내는 양의 탄소를 뿜어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예시 답안]

과 은 효율성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와 , 는 형평성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지지한다.

우선 은 상호간 자유로운 경쟁이 효율성을 증가시킨다고 주장한다. 서로가 더 나은 질의 결과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전체적인 효율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은 경쟁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은 경제주체들의 행동 지표가 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형성된 가격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합리적 소비를 하도록 유도하며 생산자의 이윤을 늘려주는 기능을 한다. 즉, 가격은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는 가난의 대물림 현상을 토대로 한 사회 내에서의 계층이동 어려움은 그 사회의 낮은 형평성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즉 개인이 처한 사회적 객관적 환경에 따라 계층 이동의 가능성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에서는 개인들의 경쟁이 공정하기 위해서 이런 객관적 환경에 따라 나타나는 차이를 메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쟁의 결과는 객관적 환경이 유리한 사람들이 더 나은 능력을 가지고 있어 그들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는 사회적 책임을 지는 데에 있어서 형평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각국에 따른 규제조차 달라야 한다고 본다. 탄소 배출에 대한 규제 각 국에 맞게 달리 적용되어야 한다고 본다. 역사적 책임이 더 큰 선진국에게 있기에 각 국가에 고른 규제를 할 것이 아니라 역사적 책임이 큰 나라에게 그에 맞는 규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각자의 차이가 발생한 객관적 환경을 고려한 규칙 제정과 시행을 통해 형평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다빈ㆍ서울 명지고 졸

[문제 분석과 답안 총평]

'효율성'과 '형평성' 정확히 분류, 제시문 논리적 연관성 고려해 각 입장 잘 요약

성균관대의 논술이 다른 대학교와 차별화되는 점은 먼저 답안 작성에 있어서 글자 수에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짧은 답안, 긴 답안 등 천차만별의 답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합격할 수 있는 답안의 성격을 규정짓기가 다른 학교에 비해 쉽지 않다. 다만 합격한 학생들의 고증과 성균관대가 발표해 준 우수답안의 사례를 통해 볼 때 우리가 유추할 수 있는 합격할 수 있는 답안은 꼼꼼하게 논리정연하게 쓴 답안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볼 때에 700~800자 전후의 긴 답안에 비해 300~400자 내외의 짧은 답안이 합격할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성균관대의 논술문제는 총 4문제로 구성이 된다. 그 중에서 1번 문제는 복합형 문제이다. 4~5개의 제시문을 비교하는 다자(多者) 비교와 비교한 후에 같은 입장으로 제시문들을 분류해서 요약해서 답안을 작성하는 복합형 문제이다. 성균관대는 이 1번 문제 작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이 1번 답안의 작성 내용들이 2, 3, 4번 답안을 작성하는 데에 계속 활용되는 근거들이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 내에 긴 답안을 작성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답안의 수준을 먼저 논하자면 성균관대가 발표한 우수학생 답안과 비교해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작성한 답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문제 1에서 첫 번째 요구사항인 두 입장을 '효율성'과 '형평성'이라는 가치를 찾아 정확하게 분류하고 있다. 또한 두 번째 요구사항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두 입장으로 나눈 후에 각 입장 요약도 잘 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가 제시하는 입장을 요약하기 위해서는 각 제시문들의 전체 주장과 그 핵심 이유를 찾아서 정리하면 된다. 이 답안은 이 점에 충실하다. 특히 이 답안이 뛰어난 점은 앞뒤 제시문들의 논리적 연관성을 고려하여 연결문구를 사용해서 하나의 연결된 글로 작성했다는 것이다.

김경석ㆍ종로학원 논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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