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비ㆍ유지관리비 총액 넘는 통행료도 6년 간 6조원 거둬
한국도로공사가 운전자들의 편의는 외면한 채 배만 불린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2011년 11월 주말과 휴일 고속도로 통행혼잡을 줄이기 위해 평일 통행료의 5%를 할증 적용하는 ‘통행료 주말 할증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막상 실시해 보니 도로공사에는 한 달 평균 30억원의 추가 수입이 발생하는 반면 평일 대비 공휴일의 통행량 감소 비율은 2%에 불과했다. 도로공사가 벌이들인 돈은 546억원에 달했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이라 할증제가 제외되는 지난해 9월 29일에는 사전준비 미흡으로 29만대에 5,700만원의 할증요금이 부과됐다. 이 의원은 “부실한 제도 도입으로 국민 부담만 가중됐다”며 “획기적 개선방안이 없으면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로공사는 또 고속도로 건설비와 유지관리비 총액을 넘는 통행료를 징수하는 등 현행 법규에 따라 통행료를 폐지해야 하는 8개 고속도로에서 지난 6년간 6조1,000여억원의 통행료를 계속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병호 민주당 의원은 건설유지비 총액을 초과한 통행료를 거둬들인 노선으로 경부선(서울-부산) 경인선(서울-인천) 울산선(울산) 남해 제2지선(김해-부산) 등 4개를 꼽았는데, 최근 6년간 거둔 통행료가 4조8,598억원이라고 밝혔다. 문 의원은 또 호남선(순천-논산) 호남선 지선(논산-계룡) 남해 제1지선(함안-창원) 중부내륙지선(대구) 등 4개 노선은 징수기간이 30년을 넘어 통행료를 받지 말아야 하는데도 지난 6년간 1조2,751억원의 통행료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문 의원은 “도로공사는 ‘통합채산제’라는 도깨비방망이를 갖고 8개 노선에 대해 계속 통행료를 징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통합채산제란 2개 이상의 고속도로를 하나로 간주해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예컨대 경부고속도로는 43년간 통행료를 징수해 통행료를 폐지해야 하지만 건설된 지 1년 된 다른 고속도로와 통합채산제로 묶으면 1년 밖에 안된 고속도로로 간주되는 식이다.
배성재기자 paa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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