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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온 예비며느리, 국화마을 꽃으로

입력
2013.10.2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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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 서후면은 '국화향길'로 유명하다. 10여년 전부터 이곳에서 국화를 가꾸어 온 박문영(60), 조소순(55) 부부 덕분에 국화 향이 짙게 밴 동네가 됐다. 부부는 국화 밭을 가꾸고 그 꽃으로 차도 만들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제 새로운 국화꽃이 한 송이 더 피어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바로 예비 며느리 우향임(26)씨를 맞이하는 것. KBS 1TV가 21~25일 오전 7시 50분 방송하는 '인간극장'에서는 국화꽃을 키우는 이 부부와 자신들의 뒤를 잇겠다며 고향으로 내려온 아들 부부의 일상을 담았다.

여덟 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4개월 전 아버지마저 뇌졸중으로 떠나 보낸 예비 며느리 향임씨. 그녀는 서울에서 무용을 전공한 전도 유망한 아가씨였다. 하지만 거듭된 부상과 수술로 인해 무용수의 길을 접었고,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매일 가게로 자신을 찾아온 정석(34)씨를 만나 결혼을 결심했다. 부모를 잃은 그녀는 정석씨와 시부모 집으로 들어갔다. 딱한 사연을 듣고 오갈 데 없는 향임씨를 딸처럼 받아 준 건 시어머니 소순씨였다. 향임씨는 대문을 활짝 열어 반겨준 시부모들이 마냥 따뜻하기만 하다.

하지만 서울에서 나고 자란 향임씨에게 시골 생활이 녹록지는 않을 터. 농삿일과 살림이 처음인 그녀는 아직도 배추밭의 벌레가 무섭고, 요리는 계란찜을 만드는 일조차 버겁다. 이런 예비 며느리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건 소순씨다. 며느리가 자신이 걸어온 길을 그대로 따라 밟겠다며 배우고 익히는 것이 기특하기만 하다. 화통하고 시원한 성격인 소순씨는 며느리를 잘 이끌 뿐만 아니라 다가오는 결혼식을 앞두고 친정 어머니를 대신해 혼수나 한복도 맞추러 다닌다. 향임씨도 특유의 미소와 낙천적인 성격으로 집안을 화기애애하게 만들며 시어머니를 돕는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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