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올 하반기 공개채용 경쟁률이 100대 1을 오르내리고 있다. 수익악화에도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소폭 늘렸지만, 지원자가 크게 증가해 이른바 ‘좋은 일자리’가 얼마나 부족한지 절감케 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경우 채용 예상규모는 100명인데 비해 지원자가 1만3,400명에 달해 경쟁률이 134대 1에 이른다. 220명을 뽑는 기업은행에는 2만1,000명이 지원해 9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우리은행도 200명 채용에 1만8,000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90대 1에 달했고, 국민은행(경쟁률 83대 1), 신한은행(75대 1) 등에도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농협은행은 100명 규모로 채용공고를 이달 말 낼 예정이다.
주요 8개 은행들의 올해 채용규모는 지난해(1,723명)보다 383명 증가(농협은행 하반기 공채규모 제외)한 2,106명에 달하지만 지원자는 3만800명이 늘어난 17만6,800명에 달해 은행원이 되기가 ‘낙타 바늘구멍 지나가기’수준이다. 중복 지원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 합산한 8개 은행의 평균 입행 경쟁률은 올해 84대 1로, 지난해(85대 1)와 차이가 없다. 한 시중은행의 인사담당은 “은행의 급여 수준이 초봉기준으로 4,000만원 이상으로 높은 편인데다, 안정적인 직장이란 인식이 많아 지원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만 공채 경쟁률이 높은 것은 아니다. KT(150대 1) 현대중공업(60대 1) 한화(82대 1) 대한항공(125대 1) 등 주요 대기업들 하반기 공채에서도 구직자가 대거 몰리면서 입사 경쟁률이 역대 최고 수준을 돌파했다.
한 기업체 관계자는 “STX, 동양 등 내부 사정으로 신입 채용을 포기한 기업이 늘면서 공채 모집 인원 자체가 줄면서 은행권만이 아니라 주요 기업에도 지원자가 역대 최다를 기록할 정도로 취업대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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