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재가동 원자로서 플루토늄 추출 핵무기 해마다 1개씩 만들 수 있어"

북한이 영변 5㎿급 원자로에서 사용후 핵연료봉 8,000개로 핵무기용 플루토늄 10∼12㎏을 추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세계적 핵물리학자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주장했다. 헤커 박사는 18일 핵과학자회보 기고에서 "북한이 8,000개의 사용후 핵연료봉을 이용해 원자로를 가동하고 이를 냉각시켜 향후 3년간 10∼12㎏의 플루토늄을 추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2010년 영변 핵시설을 탐방했던 헤커 박사는 "(이것은) 북한이 해마다 핵무기 1개 정도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4월 5㎿급 영변 가스흑연감속 원자로를 재가동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위성사진 분석 결과 8월 말부터 실제 가동에 들어간 정황이 드러났다. 문제의 사용후 핵연료봉 8,000개는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에 따라 저장시설로 옮겨져 봉인됐으나 북한은 2009년 11월 이를 풀고 해당 연료봉들을 인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헤커 박사는 "북한은 영변 원자로 외에도 실험용 경수로 원자로의 용도를 바꿔 해마다 10∼15㎏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며 "더 곤란한 문제는 북한이 제네바 합의에 따라 중단한 50㎿ 짜리 원자로의 복제판을 다시 건설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헤커 박사는 "북한이 원자로를 재가동함으로써 협상을 몹시 복잡하게 만들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논란이 많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