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국정감사에서 여야 구분 없이 질타를 받았다. 동양 사태 같은 현안도 별로 없는 상황에서 한은 총재가 이렇게 공격을 받는 모습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18일 서울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가장 많이 지적한 것은 '소통 부족이었다. 특히 15일 워싱턴 특파원 대상 간담회에서 했던 직원 폄하 발언과 이어진 한은 노조의 반박 성명 등에서 볼 수 있듯 총재가 직원들로부터 신망이 낮은 것이 아니냐는 질의가 많았다.
김 총재는 당시 "중앙은행에 미시 감독기능을 주면 망한다" "실력이 없는 사람한테 뭐 하라고 하는 것만큼 황당한 것이 없다" 등의 발언을 쏟아내 노조의 반발을 불렀다. 이에 대해 거의 대부분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했고, 새누리당의 서병수 김광림 의원 등은 직원뿐 아니라 시장과의 소통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특파원 간담회 발언이 문제가 된 것은 그 자리에 있던 사람 중 한 기자가 거두절미하고 썼기 때문"이라며 "미시 감독을 하면 망한다고 했던 것은, 직원의 실력을 폄하한 게 아니라 미시 감독권을 주면 본래 업무인 정책분석이나 연구에 소홀하게 된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한은의 본래 업무인 경제 분석에 대해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여야 의원들은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등 경제 예측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앞다퉈 지적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2008~10년도까지만 해도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과 실제 수치의 차이가 타 기관들보다 작아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최근 2001, 2012년도에는 글로벌 은행 등 다른 기관들에 비해 오차가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도 경제성장률 전망 성적표가 '낙제점'이라고 말했고,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은 "전에는 한은이 경제성장률에 대해 비교적 보수적 전망을 해 왔으나 최근에는 너무 낙관적 전망을 해 세수 결손이 생기고 있지 않느냐"고 질의했다.
지난해 김 총재의 잦은 해외 출장에 대해 지적했던 이낙연 해누리당 의원은 올해는 지난달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로 한은 직원들이 비상근무를 하고 있던 추석 연휴 당시 총재가 강원도의 한 고급 리조트에서 휴양을 했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휴가 간 게 아니고 일을 하고 있었다"고 답변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