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기면 팀도 이기고, 내가 지면 팀도 진다."
올해 KB리그서 9승3패를 거두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티브로드의 2지명 이지현에게 최근 '티브로드의 수호천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초반 3연승 이후 3연패, 그 후 다시 6연승. 올해 KB리그 개막전부터 12라운드까지 이지현이 거둔 성적이다. 공교롭게도 소속팀인 티브로드의 성적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이지현이 이기면 팀도 승리하고, 이지현이 지면 팀도 패배하는 기이한 현상이 1라운드부터 12라운드까지 쭉 계속된 것이다. 한 마디로 팀과 운명을 같이한 셈이다.
지난주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놓고 벌인 티브로드와 신안천일염의 맞대결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1장으로 나선 이지현이 승리를 거두자 이상훈 티브로드 감독은 '이지현 징크스'를 의식한 듯 일찌감치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 2, 3국에서 김세동과 김현찬이 잇달아 패해 위기 상황을 맞았지만 역시 '이지현 징크스'는 어김없이 들어맞았다. 티브로드는 4, 5국에서 조한승과 김성진이 어려운 바둑을 잇달아 승리, 결국 3대2로 역전승을 거뒀다.
1992년생인 이지현은 2010년에 입단했다. 입단 전인 2009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비씨카드배서 중국의 강자 스웨를 물리치고 본선 32강에 올라 크게 주목을 받았고, 2012년과 2013년 연속해서 KB리그 티브로드팀 주전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명인전 4강까지 올랐고 올해도 8강까지 진출했다. 10월 랭킹이 13위, 올해 성적은 32승15패(승률 68%)로 다승 22위, 승률 12위를 달리고 있다. KB리그에서는 박정환, 김지석에 이어 다승 3위다.
이지현은 "이상하게 팀과 승패를 같이하게 돼 한 판 한 판 더욱 열심히 두게 된다."며 "내친 김에 정규리그 1위는 물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승리해 종합 우승까지 하겠다."고 말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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