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주미 한국대사와 주한 미국대사 12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미동맹 60주년을 기념해 한국국제교류재단과 미국 전략문제연구소(CSIS), 주한미국대사관이 17일 공동으로 개최한 '한미 대사와의 대화'자리에서다.
우리 쪽에서는 현홍주, 이홍구, 한승주, 최영진 전 주미 한국대사가, 미국 측에서는 도널드 그레그, 토머스 허바드, 알렉산더 버시바우, 캐서린 스티븐슨 전 주한 미국대사와 현직인 성 김 대사가 참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 행사를 축하했다.
이 자리에서 양국 전직 대사들은 동북아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군사동맹을 넘어 다층적이고 성공적인 발전을 한 데 대해 한 목소리로 평가했다.
한승주 전 대사(2003∼2005년)는 "북한 위협 억지 측면을 넘어서 우리는 계속해서 동맹을 유지해야 할 이유가 있다"며 "특히 한국 관점에서 보면 한미동맹은 경제 번영 등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버시바우 전 대사(2005∼2008년)는 "한미동맹은 균형을 이뤘으며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강력한 동맹으로 북한 문제를 다루고 효과적인 전략을 수립하는데 있어서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밝혔다. 스티븐스 전 대사(2008∼2011년)는 "한미동맹은 시험의 시간을 잘 견뎌냈다"며 "오늘날 성공은 과거 많은 부침이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들 전직 대사들은 재임 시 한미간의 갈등 양상과 주재국 대사로서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허바드 전 대사(2001~2004년)는 "당시 새로 취임한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상황이었고 이런 경험이 없다는 점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경험 부족과 (좋지 않은 의미에서) 잘 매치됐다"며 "하지만 나중에는 두 정상이 서로를 이해하고 친해지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재임 중 '광우병 파동'을 겪은 버시바우 전 대사는 "당시 몇 주간 관저에서 나가지 못했던 것 같다"며 "여론 문제에 있어서 좀 더 잘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고 아쉬워했다.
현홍주 전 대사(1991∼1993년)는 미국 LA 폭동사건을 언급하면서 "막을 수도, 예방할 수도 없었지만 한국과 미국에 좋은 교훈을 준 사건"이라고 회고했다.
한편 성 김 대사는 북한 문제와 관련, "미국은 그 동안 비핵화 조치를 조건으로 해 북한과 대화하고 평화적 관계를 맺으며 나아가 불가침 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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