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소나무 재선충병이 천연기념물 등 문화재 구역까지 덮치고 있어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는 최근 문화재지구를 대상으로 재선충병 감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세계자연유산인 만장굴(천연기념물 제98호) 일대 소나무 1,398그루가 재선충병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있는 사람과 동물 발자국 화석 산지(천연기념물 제464호) 일대 962그루, 산방산(국가 지정 명승 제77호) 일대 828그루, 외돌개(국가지정 명승 제79호) 일대 187그루, 안덕계곡 상록수림(국가 지정 명승 제98호) 일대 40그루의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추산됐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자 제주도 기념물인 서귀포시 앞바다에 있는 문섬ㆍ범섬, 서귀포 주상절리대(천연기념물 443호) 일대에서도 각각 98그루, 149그루의 고사목이 발생하는 등 재선충병이 문화재지구까지 침범하고 있다. 도가 현재까지 파악한 문화재지구 내 재선충병 피해 현황은 서귀포시 10개 지구 2,398그루, 제주시 8개 지구 2,248그루 등 모두 18개 지구 4,646그루다.
특히 재선충병은 제주시 산천단 곰솔(천연기념물 제160호)과 수산리 곰솔(천연기념물 제441호) 군락지 인근까지 번져 수령 500년이 넘은 아름드리 곰솔을 위협하고 있다. 산천단 곰솔은 높이가 30m에 이르는 장대한 고목으로 제주의 숨은 명소로 손꼽힌다.
도는 이에 따라 문화재청에서 긴급 지원받은 예산 5억8,000만원과 지방비 4,000만원 등 총 6억2,000만원을 들여 이들 지역의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걸리지 않도록 우선 병충해 방제와 수간주사를 시행하고, 감염목은 내년 4월 말까지 모두 제거할 방침이다.
한편 도가 문화재 주변의 고사목과 소나무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제주시 6,500그루, 서귀포시 5만4,500그루 등 모두 6만1,000그루에 대해 재선충병 예방을 위한 수간주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