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구관이 명관이다.
동부 김주성(34ㆍ205㎝)과 KT 조성민(30ㆍ189㎝)이 시즌 초반부터 활활 타오르고 있다. 이들은 비시즌 동안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느라 소속팀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지만 빠른 속도로 팀에 녹아 들었다.
김주성은 지난 시즌 악몽을 꿨다. 2002년 프로 데뷔 이후 가장 적은 33경기 출전에 그쳤고, 평균 출전 시간(30분51초)과 득점(12.3점) 역시 저조했다. 팀 분위기 또한 최악으로 흘렀다. 냉탕을 경험한 김주성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존심 회복을 선언했다.
올해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순위 출신 허버트 힐(203㎝)이 가세했고, 2년째 호흡을 맞추는 이승준(204㎝)과의 손발도 잘 맞아가고 있다. 김주성은 시즌 전 "(이)승준이 형과의 호흡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잘 맞아 승수를 쌓았다"며 "이제 힐도 들어오고 했으니 지난해 초반보다 나은 플레이를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김주성은 '트리플 포스트'의 중심이다. 자신이 나설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잘 구분한다. 절대 무리하는 법이 없다. 자신의 공격 기회뿐만 아니라 동료의 움직임을 보고 찬스를 만들어주는 능력 또한 늘었다. 김주성은 16일 현재 3경기에서 평균 17.7점 5.3리바운드를 올렸고, 어시스트는 빅맨임에도 평균 6개(2위)를 기록했다. 김주성이 버티는 동부는 개막 3연승을 달렸다.
KT는 전문가들의 약체 평가 속에서 2승1패로 선전 중이다. KT의 돌풍에는 조성민의 악전고투가 있었다. 조성민은 포인트가드인 김현중과 김현수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김우람과 함께 투 가드 시스템으로 경기 운영을 한다. 2번(슈팅가드) 자리가 익숙한 '국가대표 슈터' 조성민에게 어색한 역할이지만 리딩은 물론 자신의 주임무인 외곽슛까지 곧잘 터트린다.
조성민은 3경기에서 평균 23점을 넣어 득점 공동 1위에 올랐다. 이 부문은 주로 외국인 선수의 이름으로 가득하지만 토종 선수가 당당히 맨 윗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 16일 KGC인삼공사전에서 슛을 던졌다 하면 다 들어가는 고감도 슛 감을 뽐내며 27점을 몰아쳤다.
조성민은 "시즌 전부터 많은 훈련을 했고, 대표팀에서의 경험이 쌓이다 보니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부상 선수들이 돌아올 때까지 잘 버텨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