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30 재보선이 본격 점화하면서 경기 화성갑의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여유있는 승리를 장담하던 새누리당에선 초조함이 엿보이고, 민주당은 2011년 경기 분당을 선거 결과의 재연을 기대한다.
공식 선거운동을 하루 앞둔 16일 여야는 화성갑 재선거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화성 현지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와 민주당 오일용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최근 크게 좁혀지다 보니 '중앙당의 도움은 필요 없다'던 서 후보 측이 중앙당에 SOS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최고ㆍ중진연석회의에서 여론조사상의 우위를 강조한 뒤 "하루가 멀다 하고 저급한 정치공세를 쏟아내고 있는 민주당의 네거티브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내부에선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엿보인다. 전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누구도 예상 못한 중앙당 지원 요청이 나온 게 단적인 예다. 서 후보의 측근인 이우현 의원은 "(서 후보가 패하면) 내년 수도권 지방선거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국감 기간이라도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많이 지원해달라"고 호소했다.
사실 이 의원의 갑작스런 지원 요청에는 이유가 있었다. 새누리당과 서 후보 측의 여론조사에서 그간 30%포인트 안팎이었던 지지율 격차가 최근 18%포인트까지 좁혀졌던 것이다. 당 관계자는 "여전히 크게 앞서 있지만 추세를 보면 긴장해야 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서 후보 측은 "휴대폰 사용자를 포함한 조사의 경우 처음부터 20% 정도 앞섰다"며 "오히려 갈수록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민주당은 바닥민심의 변화를 기정사실화하며 내심 '제2의 분당을'을 기대하는 눈치다. 2011년 10월 민주당은 불모지나 분당을 재보선에 손학규 상임고문을 내세워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를 꺾으면서 정국의 주도권을 쥐었다. 한 당직자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실망감과 오 후보의 '지역 일꾼론'으로 이미 표심이 출렁이고 있다"면서 "물론 분당을 선거와 여건은 다르지만 친박(親朴)계 거물인 서 후보에 맞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주장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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