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1억 원에 집을 전세 계약한 A씨. 이 달 계약이 끝나면 전세가상승률(10%)을 고려해 1억1,000만원에 재계약을 하려던 A씨는 집주인에게 '월세로 전환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보증금 8,000만원, 월세(임대료) 20만원'을 제시 받은 A씨는 이 가격이 적정한지, 같은 동네 다른 월세입주자들과 비교했을 때 어느 수준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지자체 최초로 매 분기별 '주택 전월세 전환율(이하 전환율)'을 11월부터 시 홈페이지에 공개하겠다고 16일 밝혔다. 최근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계약이 증가하는 반면, 적정한 전환율은 얼마인지에 대한 정보가 미흡해 겪는 세입자의 과중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전환율이란 전세 계약을 월세로 바꿀 때 적용하는 비율로, 집주인이 제시한 월세 보증금이 낮거나 월세가 비쌀수록 비율이 높아진다. 월세 가격을, 전세금에서 월세보증금을 뺀 금액으로 나눈 값에 12(개월)를 곱해 산출된 값을 말한다.
A씨의 경우 집주인이 제시한 월세 20만원을 전세금에서 월 보증금을 뺀 금액(3,000만원)으로 나눈 값에 12개월을 곱했을 때 나오는 값(7.92%)이 전환율이 된다. 따라서 전환율은 집 주인이 제시한 월세보증금이 낮고, 월세 가격이 비쌀수록 높아진다.
서울시가 공개할 예정인 2013년도 3분기 현재 서울시 월세주택의 평균 전환율을 보면 종로구 중구 용산구가 포함된 도심권이 8.6%,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등이 포함된 동남권이 7.2% 동북권 서남권 서북권이 각각 7.8%, 8.0%, 7.9%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동남권에 세 들어 사는 A씨의 집주인이 제시한 전환율(7.92%)은 이 지역 평균 전환율(7.2%)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이어서 A씨는 월세 계약을 하며 이를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최근 전월세 계약 중 월세가 35%를 차지할 정도로 월세가 늘고 있지만 주택임대차보호법에는 전환율의 상한선(연 14%이하)만 제시돼 있고 지역별 정보는 없다"면서 "세입자의 주거권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개될 정보에는 주택 유형별, 보증금액별 전환율도 포함되며, 시는 권역별이 아닌 자치구별로 세분화해 전환율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