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에서 노예처럼 일하는 노동자가 88만명에 이른다고 독일의 시사주간 슈피겔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슈피겔은 범죄ㆍ돈세탁ㆍ부패를 조사하는 유럽의회 특별위원회(CRIM)의 보고서를 인용, EU 내 국제범죄조직이 3,600개에 이르고 이들 조직이 유럽 경제에 끼친 경제적 피해 규모가 수천억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착취나 강제노동에 시달리는 노예노동자가 약 88만명에 달하는데 그 중 27만명은 매춘 등 성 노예로 착취당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인신매매로 연 250억유로(36조1,587억원), 장기밀매와 야생동물 불법거래로 연 180억~260억유로 규모의 불법 이익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사이버범죄로 인한 피해는 2,900억유로로 추정됐는데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지난해 EU 국내총생산(16조6,411억달러)의 2.3%에 해당한다.
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들간 경찰력과 사법부 협력을 통해 국경 검문을 강화하고 조세회피처를 없앨 것을 주문했다. 위원회는 또 돈세탁이나 부패 혐의에 연루된 자들을 5년간 정부 조달 관련 사업에서 배제하고, 특정 사업이나 정부의 내부고발자들은 범죄 행위로 고발되지 않도록 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하라고 회원국들에게 요구할 예정이다. 유럽의회는 23일 이 같은 내용의 CRIM 보고서를 투표를 통해 정식으로 채택한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