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살인을 하고 필리핀으로 도주해 한국 관광객을 상대로 각종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최세용(46)씨가 16일 국내로 송환된다. 최씨는 태국에서 여권 및 공문서 위조 등 혐의로 징역 9년 10월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데, 현지 사법당국의 형 집행이 종료되기 전 '임시 인도' 방식으로 피의자의 신병을 넘겨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법무부는 태국 교도소에 수감 중인 최씨가 16일 오전 대한항공 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고 15일 밝혔다. 부산경찰청은 입국 즉시 최씨의 신병을 넘겨 받아 미제 사건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최씨는 공범 2명과 함께 2007년 7월 경기 안양시에서 환전소 여직원을 살해하고 1억8,500만원을 훔쳐 달아난 뒤 2008년 1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필리핀에서 국내 여행객을 상대로 10건의 납치ㆍ강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2011년 필리핀 세부에서 발생한 여행객 납치ㆍ강도 사건을 수사 중이던 부산경찰청의 공조 요청으로 지난해 11월 태국 입국 도중 검거됐다. 법무부는 최씨의 송환이 늦어지면 살인 등 사건 수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형 집행 전 '임시 인도'를 추진했다. 태국이 양국 범죄인인도조약에 따라 범죄자를 인도한 것도 최씨가 처음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 인도는 임시 조치이기 때문에 수사 및 재판을 통해 형이 확정되면 태국으로 돌아가 형기를 채운 뒤 재인도 돼 국내에서 형이 집행된다"고 설명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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