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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4대강 청문회 된 국토부 국감, 소리만 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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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4대강 청문회 된 국토부 국감, 소리만 요란

입력
2013.10.1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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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답변할 위치가 아닙니다."

14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김선곤 현대산업개발 상무는 오후 감사가 끝나기 직전에야 증언대에 섰다. 국토교통위 소속 K의원은 기업인 증인 서너명을 호명하곤 "김선곤 상무를 대표로 질문하겠다"고 말했다. 김 상무를 업계 대표로 삼은 격. K의원은 "4대강사업으로 업계에선 많은 사람이 처벌 받았지만 공직자들은 그렇지 않다"며 김 상무에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다. 지난달 4대강 입찰담합 혐의로 기소된 김 상무로선 도저히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었다.

국감 첫날, 국토부 국감장은 4대강사업 청문회나 다름 없었다. 출석한 증인 27명 중 19명이 4대강사업 관련 증인이었다. 정종환∙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 심명필 전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 등 전직 고위공무원들을 비롯해 건설업계 상위 10위권 업체 임원들이 줄줄이 불려 나왔다. 국토교통위 의원들은 "오늘 4대강사업 이야기를 끝내자"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증인만 많이 불렀을 뿐 새롭게 밝혀진 사실이 없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4대강사업이 대운하사업 아니냐"며 전 장관들을 몰아붙였지만, 논리는 지난 수 개월 동안 반복된 것이었다. 무딘 공격에 장관들은 "4대강은 화물선이 다니기엔 수심이 얕다"(권 전 장관), "이수, 치수 차원에서 접근했다"(정 전 장관)는 원론적인 답변만으로 충분히 방어가 가능했다.

4대강 때문에 소환된 기업인들은 제대로 된 질문 한 번 받지 못했다. 박영도 대림산업 전무는 오후 국감이 시작하고 30분이 지난 무렵 "장석효 전 도로공사 사장을 만났느냐(아느냐)?"는 질문을 받고 "없다"고 대답했다. 이후 박 전무는 국감이 끝날 때까지 3시간여를 자리에 앉아만 있었다. 한 의원은 2010년 은퇴한 윤만근 삼성물산 전 전무를 증인으로 불렀다가 뒤늦게 은퇴사실을 알고는 "아, 은퇴했습니까?"라고 되묻는 촌극까지 벌였다. 다른 기업인들도 기초적인 질문만 받고 자리로 돌아갔다.

국토부 국감은 소리만 요란한 빈 깡통이었던 셈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오늘 출석한 기업인들은 4대강사업의 핵심인물도 아닌데 도대체 왜 불렀는지 모르겠다"며 한숨 쉬었다. 반면 공사비를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서종욱 전 대우건설 사장(수술 후 입원 치료)과 담합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중겸 전 현대건설 사장(형사재판 준비) 등 핵심 관계자 4명은 개인적인 사유로 불참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김민호기자 kimon8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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