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아프가니스탄 간즈갈 계곡 전투에서 동료들을 구했던 한 미군이 종군기자의 활약으로 뒤늦게 미군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수여 받게 됐다.
애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군 동료 등 30여명을 구한 공로로 명예훈장을 수여한 대상은 다코다 마이어(25) 해병대 병장. 생존 해병대 장병으로 처음 이 훈장을 받은 그는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다. 정작 구출 작전을 주도했던 윌리엄 스웬슨(34ㆍ사진) 대위는 명예훈장 후보에 올랐지만 탈락했다.
잊혀질 뻔했던 스웬슨 대위의 공은 평소 그의 인품을 존경했던 아프간전 종군기자 매클래치신문 조너선 랜디 기자의 활약으로 빛을 찾았다. 랜디 기자는 군 내부 자료와 장병 인터뷰 등을 토대로 마이어 병장의 활약이 과장됐고 정작 명예훈장을 받아야 할 인물은 스웬슨 대위임을 주장했다.
결국 미국 국방부는 재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스웬슨 대위에 의해 구출됐다 병원에서 숨진 케네스 웨스트브룩 중사 부인은 "스웬슨은 상사들을 비판했고, 이 때문에 징계를 받은 것"이라며 "이는 블랙리스트였다"고 증언했다. 스웬슨 대위가 무전으로 지원 요청을 했지만 이에 불응한 지휘부에 항의한 것이 훈장 수여의 장애물이 됐다는 것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13일(현지시간) 이 같은 사연을 소개하면서 스웬슨 대위가 15일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명예훈장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미국 귀환 후에도 웨트스브룩 중사 가족을 챙긴 스웬슨 대위는 "그는 내 장병이다. 자기 장병은 지켜야 하는 법"이라고 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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