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영국이 세계 도처의 식민지 영어 교육에서 내세웠던 ‘모델 발음’이 소위 RP(Received Pronunciation)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내용이다. 영국 내에는 지역 사투리도 많고 식민지에서 교육 목적의 대안으로서 ‘잘 통하는 발음’(Received Pronunciation)을 1869년 A.J. Ellis가 주장했으니 이미 150년이나 된 얘기다. 그런데 지금 영국 내에서 이 억양으로 말하는 인구는 3%미만이고 그 숫자 또한 점점 줄고 있기 때문에 교사들은 더 이상 이 발음을 강조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양한 발음을 학습자가 듣도록 하고 극단적인 사투리 억양을 줄여 나가는 훈련을 하며 학습자는 ‘try to speak what you know and use’ 하도록 한다.
이 얘기는 미국에서 특정 발음을 표준으로 삼지도 않고 표준 미국 영어라는 용어조차 꺼리는 것과 일맥 상통한다. 즉 General American Accent라는 것도 ‘가장 보편적으로 통하는 미국 발음’의 의미인데 어느 지역을 지칭하지 않고 막연히 중서부 지역을 연상케 할 뿐이다. 물론 그 특징은 여타 지역의 사투리 발음을 없앤 ‘중립 발음’ ‘튀지 않는 발음’ ‘어딜 가나 무난히 거부감 없이 통하는 발음’의 뜻이라는 점에서 영국에서 말하던 ‘어딜 가나 잘 받아들여지는 발음’(Well received accent)과 같은 내용이다. 지금 현대 영어에서는 이러한 정서가 더욱 절실해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Englishes라는 현실 때문이고 ‘아무나 하는 영어’로서 영어의 다양성의 세계에서는 ‘호환성’이 더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국제 환경에서 좀 친해졌다고 해서 회화 책에 나오는 ‘Hey, buddy, what’s up?’이나 ‘Howdy, what’s happening? ‘What’s new?’같은 인사를 한다면 듣는 사람이 미국인이 아닐 경우 당황하게 된다. 이럴 때 말하고 듣는 쌍방에게 통할 수 있는 코드는 안전하고 쉽고 편리한 ‘평범한 영어’(plain English) ‘쉽고 느린 분명한 발음’(clear speaking)이 정답일 것이다. 그런데 Stephen Judy 교수의 주장처럼 ‘구어 영어는 가르쳐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The Spoken language cannot be taught)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구어 영어는 ‘사용할 때(closely related to using them)’ 습득 가능하고 사용해야만 향상되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습하는 매 순간 ‘이 말은 통하는 영어일까’를 자문해 보는 것도 좋은 지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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