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전화와 인터넷 접속을 감시하는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개인정보 수집프로그램이 인류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NSA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을 폭로한 뒤 러시아로 망명한 미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은 12일(현지시간) "NSA 감시 프로그램이 우리를 정부와 충돌하도록 만들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지난 7월 홍콩을 거쳐 모스크바로 피신해 있는 스노든이 망명 이후 처음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스노든은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NSA 프로그램은 그럴 필요도 없는 때조차 전 인류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저인망식 무차별 감시망"이라고 지적하며 "그게 우리 경제와 국가를 해치는 건 물론, 우리가 말하고 생각하는 것과 자유롭게 교제하고 관계를 맺는 능력까지 모두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정부는 진실을 털어놓은 사람을 괴롭히려고 무슨 일도 서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파이 행위로 미 법원에 기소된 그는 7월 12일 모스크바 공항에 나타나 러시아 당국에 망명을 신청했고, 러시아는 8월 그에게 1년간의 임시 망명을 허가했다. 러시아가 스노든을 받아들이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9월로 예정됐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하는 등 양국 관계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위키리크스는 동영상의 자막을 통해 스노든이 전직 미 정보요원들이 제정한 '샘 아담스상'을 받은 9일 모스크바에서 그의 근황을 촬영했다고 소개했다. 수상식에 참석한 4명의 전직 정보요원들은 AP통신에 "스노든은 러시아 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그가 현지 정보기관의 통제를 받는 흔적은 찾지 못했다"고 밝히면서도 스노든을 어디에서 만났고 그가 현재 어디에 살고 있는지에 대해선 답변을 거부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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