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는 지난 시즌 종료 직후, 방송 해설위원으로 주가를 높이던 이충희(54) 감독에게 새 지휘봉을 맡겼다. 실력파 재야 인사 몇몇을 두고 저울질한 끝에 이 감독에게 명예회복의 기회를 주기로 한 것. 이번 시즌 농구판의 유일한 새 얼굴인 이 감독은 5년 10개월 만의 정규리그 사령탑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구단과 팬들에게 화답했다. 이어 개막 2연승을 거두며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동부는 13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스와의 2013~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87-80으로 승리했다. 개막전인 전날 안양 KGC인삼공사를 79-62로 제압한 데 이어 2연승. 이 감독이 팀을 2연승으로 이끈 건 대구 오리온스 사령탑이던 2007년 10월20일 이후 2,136일 만이다. 이승준(35ㆍ204㎝)과 김주성(34ㆍ205㎝), 허버트 힐(29ㆍ202㎝)의 3각 편대가 버티는 동부의 높이는 역시 남달랐다. 동부는 이날 새롭게 단장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개장 경기를 치렀는데 5,174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반면 리온 윌리엄스가 개막전에서 발목을 다쳐 결장한 오리온스는 2연패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엔 워낙 지는 경기가 많았기 때문에 지금 우리 팀에 중요한 건 눈 앞의 1승이다. 이기는 경기를 더해 자신감을 얻는 게 중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디펜딩 챔피언'울산 모비스도 2연승으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팀 최다 연승 타이 기록에도 1승만을 남겨 놓았다. 모비스는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의 원정 경기에서 78-69로 이겼다. 모비스는 지난 시즌부터 이어진 정규리그 연승 기록을 15로 늘렸다. 프로농구에서 역대 정규리그 최다 연승 기록은 2012년 2월 동부가 세운 16연승이다. 모비스는 함지훈(29)이 24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고 로드 벤슨(29)도 14점과 13리바운드로 제 몫을 했다. 전주 KCC도 인천 전자랜드와 서울 SK를 연파하고 2연승을 거뒀다.
서울 삼성은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88-78로 완파하고 첫 승을 신고했다. 재기를 다짐한 삼성 김승현(35)은 12분여를 뛰며 2득점,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4강 후보인 KGC인삼공사는 2연패를 당했다. 무릎 부상으로 당분간 코트에 서지 못할 가드 김태술(29)의 공백이 컸다.
창원에서는 LG가 경기 종료 직전 터진 '해결사'문태종(38)의 역전 결승 3점슛을 앞세워 전자랜드에 86-8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전문가들로부터 이구동성으로 이번 시즌 최고의 다크호스로 지목된 LG는 1패 후 첫 승. 김진 LG 감독은 역대 4번째 통산 300승을 달성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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