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에서 솟는 물은 하나로 솟았지만, 인연 따라 갖가지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마음을 어디다가 쓰느냐에 따라 선도 악도, 그리고 사랑도 미움도 깨달음도 우매함도 함께 하는 것이다.' 강원도 소금강 계곡 만월산 중턱의 현덕사 주지 스님의 불교 에세이. 서울역 노숙자들과 함께 지내며 그들의 애환을 담은 글을 불교신문에 연재해 인기를 모았고 '아빠, 어디 가'에도 소개됐던 스님이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 따라 산사 생활을 잔잔한 글로 갈무리해놓았다.
바쁘고 혼탁한 도시생활과 다른 산사의 모습을 스케치해 가면서 자연이 전해 주는 '비움'의 미학을, 죽어간 생명들의 영혼을 천도재로 달래며 '모든 존재에는 불성이 있다'는 부처님의 생명존중 사상을 들려준다. 합천 해인사에 갔다가 문득 어머니가 그리워 무덤 찾아간 이야기처럼 인간적인 모습이 묻어나는 글에 가슴이 사무친다. 공감ㆍ214쪽ㆍ1만4,000원.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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