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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편중 수상 분위기 깨고 북미 자존심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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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편중 수상 분위기 깨고 북미 자존심 회복

입력
2013.10.1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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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Lucky)! 13"

10일(현지시간) 앨리스 먼로(82)의 수상이 발표된 직후 스웨덴 한림원 인터넷 홈페이지는 역대 13번째로 노벨문학상을 받게 된 여성 작가라는 소식을 이렇게 한 줄로 전했다. 서양에선 불길한 숫자로 여겨지는 13. 먼로는 그 불운의 숫자 위에 우뚝 선 첫 번째 캐나다 국적 수상자의 영예를 얻게 됐다. 1976년 수상한 소설가 솔 벨로가 캐나다 태생이긴 하지만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했기 때문에 먼로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첫 캐나다인이 된 셈이다.

먼로의 수상은 주로 유럽 지역에 편중되어온 수상 트렌드로 인해 1993년 이후 무려 20년 동안 노벨문학상의 불모지로 여겨져 온 북미 대륙 작가들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평가다. 북미 대륙은 노벨문학상 시상 첫 해인 1901년 이후 29년 만인 1930년에야 미국 소설가 싱클레어 루이스가 상을 받았을 만큼 오랜 불운을 겪었다. 먼로 이전에 이 상을 받은 북미 작가로는 1993년 소설가 토니 모리슨, 1987년 시인 조지프 브로드스키 등 11명이 있다. 토니 모리슨 이후로는 유럽 출신 15명, 아시아 출신 2명, 아프리카와 남미 출신이 각각 1명씩 있었다.

이 같은 이유로 올해로 110번째인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언론과 도박 사이트들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세계 주요 언론들은 북미 대륙 수상자가 오래도록 없었다는 점을 감안해 한림원이 앨리스 먼로 혹은 미국의 조이스 캐롤 오츠, 코맥 매카시, 필립 로스 가운데 수상자를 낼 것이란 예측을 일찌감치 해왔다. 먼로는 도박 사이트 래드브록스가 예상한 수상자들 가운데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에 이어 2위에 올라 있었다.

먼로는 2009년 독일 소설가 헤르타 뮐러를 잇는 여성 수상자이기도 하다. 이는 2000년대 들어 여성 작가들의 두드러진 약진이 굳어졌음을 의미한다. 2000년 이후 먼로를 포함해 총 4명의 여성 작가가 한림원의 선택을 받았다.

한편 먼로의 수상은 점차 고령화 추세가 뚜렷해지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의 평균 연령을 더욱 높여놨다.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작년까지 수상자의 평균 연령은 70.1세였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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