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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또 애플 편들기… 정부 "상반된 결정 유감" 이례적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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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또 애플 편들기… 정부 "상반된 결정 유감" 이례적 성명

입력
2013.10.0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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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삼성전자와 애플간 특허 대결에서 애플의 손을 들어주는 결정을 내리면서 '자국기업 감싸기'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보호주의적 결정에 대해 한국정부가 이례적으로 유감까지 공개 표명함에 따라, 양국간 통상관계도 상당한 신경전 속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는 양상이다.

8일(현지시간) 세계 각국 언론과 IT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을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거부권 행사 없이 수용한 것과 관련, '애플 편들기'논란이 커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ITC는 지난 8월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으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일부 제품의 미국내 수입을 금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 결정을 수용함에 따라, 삼성전자 갤럭시S, 갤럭시S2, 갤럭시 넥서스, 갤럭시 탭 10.1 등은 9일 0시부터 미국 내 수입이 금지돼 사실상 판매가 불가능해진다.

문제는 오바마 대통령이 애플에 대해선 전혀 상반된 결정을 내렸다는 점이다. ITC는 애플에 대해서도 삼성전자 특허를 침해해 해외에서 남든 애플제품의 미국 내 판매를 금지한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8월 거부권 행사를 통해 ITC의 입장을 뒤집었다. ITC의 결정에 대해 미 대통령이 '비토'를 한 건 무려 26년만이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미 정치권과 재계의 압박을 고려한 조치였다는 게 일반적 해석이었다. 미국의 자존심과도 같은 애플에 대해 판매금지의 족쇄를 거는 건 정서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당시 미 의회와 산업계의 분위기였다. 실제로 미 상원의원 4명은 미 무역대표부(USTR) 마이클 프로먼 위원장 앞으로 서한을 보내 "공익을 신중하게 고려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고, AT&T 등 미 IT회사들도 거부권행사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FT)는 거부권 행사 직후 "이번 사안은 정치적으로 흘렀다"며 "워싱턴의 노골적 '애플 편들기'가 애플에게 삼성과 싸움에서 두 번째 승리를 안겼다"고 보도했다.

이번 삼성전자 결정도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블룸버그비니지스위크는 이날 "오바마 행정부가 수입금지조치를 받아들이면서 8월 애플에게 줬던 혜택을 삼성전자에겐 주지 못했다"며 "한국 정부는 이번 결정을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편애한다는 근거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FT도 "이번 결정이 삼성과 특허전에서 애플을 상당히 유리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두 회사간 특허소송내용에 밝은 한 국내 변리사도 "이번 결정은 삼성전자가 애플 것을 베끼는 회사라는 '카피캣'이미지를 대외적으로 심을 수 있다"며 "유럽, 호주, 일본 등 삼성과 애플이 치열하게 판매 경쟁을 벌이는 곳에서 펼쳐지는 특허 관련 소송 전에서 삼성이 불리해 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정부도 오바마 대통령의 판단에 유감을 표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삼성전자와 애플이 휴대용 통신기기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경쟁하는 상황에서 상호 간 특허침해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가 서로 다른 결정을 내려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미 대통령의 통상관련 결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유감의사를 밝힌 건 처음 있는 일이다.

통상분야의 한 소식통은 "삼성전자와 애플간 특허대결은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과 한국정부의 유감표명으로 이젠 개별기업 문제를 넘어 양국간 통상쟁점이 됐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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