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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경제예측·소통능력 탁월… "준비된 여걸"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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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경제예측·소통능력 탁월… "준비된 여걸" 평

입력
2013.10.0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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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차기 의장으로 확정된 재닛 옐런(67) 연준 부의장은 유수의 명문대 교수를 역임한 경제학자이자 중앙은행과 백악관에서 화려한 실무 경력을 쌓은 금융행정가로서 일찍부터 연준 의장 적임자로 꼽혀왔다. 연준의 양대 정책목표 중 물가 안정보다 완전 고용을 중시,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옐런은 당분간 벤 버냉키 현 의장의 양적완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며 시장에 안정감을 부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매보다 눈이 밝은 비둘기

1946년 뉴욕 브루클린의 유대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옐런은 학창 시절부터 수재로 불렸다.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1971년부터 하버드대, 런던정경대,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UC버클리)를 거치며 경제학을 가르쳤다. 학자로서 옐런의 주된 관심은 실업의 원인 및 경제적 영향이었고 이를 통해 경제위기 국면에서는 인플레이션 억제보다 고용 증진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철학을 구축했다.

1994~97년 연준 이사를 역임하며 행정가로 변신한 옐런은 빌 클린턴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장(1997~99),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2004~10년)를 거쳐 2010년부터 연준 부의장으로 일해왔다. 옐런은 뛰어난 경제예측으로 정평이 나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09~2012년 연준 위원들의 경제전망 발언을 분석한 결과 옐런은 38건의 전망 중 36건을 적중시켜 가장 높은 예측력을 보였다. 연준 부의장직과 함께 내부 소통위원회를 맡아 중앙은행과 시장의 소통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한 경험도 자산이다. WSJ는 "시장에서 옐런은 중앙은행의 방침을 설명하는데 탁월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고 전했다.

가족들도 경제학자다. 남편은 정보 비대칭 이론을 주창해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 애커로프(73) UC버클리 교수이고 아들 로버트 애커로프는 영국 워릭대 경제학 교수다.

당분간 버냉키 노선 따를 듯

미국 경제가 불안한 회복세를 보이며 양적완화 출구 전략을 모색하는 가운데 연준을 이끌게 된 옐런은 경기 부양을 중시하는 전임 버냉키의 노선을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 최대 현안인 양적완화 종료도 내년 중반까지 단계적으로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을 시행, 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버냉키의 방침에 가깝게 이행될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인선 과정에서 이러한 시장 안정 효과를 중시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연준이 6년간 수행해온 시장개입 정책의 후유증을 해소하고 위기 이후 연준 정책 기조를 정립하는 과제가 옐런에게 주어졌다"고 논평했다.

옐런은 대통령의 지명과 상원 인준을 거쳐 내년 2월 의장에 취임한다. '준비된' 연준 수장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고 집권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있어 의회 인준이 무난할 것으로 보이지만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을 비판해온 공화당의 공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원 금융위원회 소속 밥 코커 공화당 의원은 "2010년 옐런의 부의장 인준 당시 통화정책에 대한 견해를 문제 삼아 반대표를 던졌었다"며 "인준 청문회에서 옐런의 입장을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공화당이 청문회에 예산안 문제를 끌어들여 연준 양적완화 정책의 타당성에 대한 논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로 비둘기파가 장악하고 있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들이 내년 양적완화를 반대하고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매파 인사로 대거 교체되는 점은 옐런에게 악재다. WP는 "자기 주장이 강하고 논쟁적인 연준 위원들을 이끌고 결론을 도출하는 일은 옐런의 또다른 자질을 요구하는 현실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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