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50억 캡틴' 이택근이 끝내기 안타로 슈퍼 히어로가 됐다.
이택근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두산과의 1차전에서 3-3으로 팽팽히 맞선 9회말 2사 2ㆍ3루에서 상대 마무리 정재훈을 상대로 끝내기 우전 안타를 때려 4-3 짜릿한 1점차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기선을 제압한 넥센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행 확률은 86.3%에 달한다.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이택근은 앞선 네 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나 고개를 숙였지만 결정적일 때 한 방을 쳤다. 9회말 2사 2ㆍ3루 기회에서 이택근은 볼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가 되자 승부가 들어올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4구째 시속 140㎞직구를 힘껏 받아 쳤다. 타구는 그대로 우익수 앞을 향했고, 3루 주자 유한준이 홈을 밟아 치열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택근의 포스트시즌 끝내기 안타는 생애 처음이다. 역대를 통틀어볼 때는 포스트시즌 통산 20번째, 준플레이오프 통산 5번째 나온 끝내기 안타 기록이다. 이택근은 데일리 MVP(최우수선수)에 뽑히는 영예까지 안았다.
이택근은 수비에서도 빛을 발했다. 팀이 3-2로 앞선 7회초 수비에서 8번 대타 오재일의 라인 드라이브성 타구를 침착하게 잡았다. 워낙 강한 타구라 빠르게 살아서 오른쪽으로 휘었지만 이택근은 탁월한 타구 방향 예측으로 안타성 타구를 처리했다. 그리고 곧바로 1루로 송구해 귀루하지 못한 1루 주자 정수빈을 잡아냈다. 이택근의 성적은 5타수 1안타 1타점에 그쳤지만 2011년 겨울 총액 50억원에 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한 값어치만큼의 활약을 충분히 했다. 이택근은 넥센의 사상 첫 FA 계약 주인공이다.
넥센 선발 브랜든 나이트는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서 6.1이닝 7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리와 인연은 없었다. 3-2로 앞선 8회초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손승락은 9회초에 정수빈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고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택근이 끝내기 안타를 치면서 쑥스러운 승리 투수가 됐다.
반면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는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 피칭을 했지만 박병호라는 거대한 벽과 타선의 저조한 득점 지원 속에 울었다.
양 팀의 2차전은 9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목동=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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