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 근처에 위치한 T월드 카페. 겉모습은 여느 카페와 다를 바 없지만 내부는 다르다. 카페 한 켠에 전시해 놓은 최신 스마트폰과 태블릿PC들을 테이블로 가져가 편하게 사용해 볼 수 있으며, 마음에 들면 바로 이동통신에 가입할 수도 있다.
서울 압구정동의 미용용품매장인 올리브영도 마찬가지. 화장품과 건강용품을 다루는 매장 일부는 스마트폰이 차지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화장품을 고르던 여성들이 자연스럽게 최신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동통신 및 휴대폰업체들이 카페, 화장품, 홈쇼핑, 대형마트 등과 손잡는 '이통과 유통의 결합'이 부쩍 늘고 있다.
이를 통해 업체들이 노리는 것은 교차 판매 효과. 즉, 통신업체 매장을 찾는 사람들과 유통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다른 상품까지 관심을 갖도록 만들어 자연스럽게 매출을 늘리겠다는 윈-윈 전략이다. 이를 노려 이마트 홈플러스 하이프라자 등 대형 할인매장 및 양판점에 입점한 이통사 대리점이나 판매점도 1,000여개를 넘어섰다.
유통과 손잡기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8일 GS홈쇼핑과 제휴를 맺고 가입자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홈쇼핑을 별도 데이터이용료 없이 무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신 여기 필요한 무선 인터넷 비용은 GS홈쇼핑이 이용자들을 대신해 SK텔레콤에 지불한다. 이렇게 되면 인터넷에서도 TV와 동시 제공되는 GS홈쇼핑의 실시간 방송을 데이터 이용료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어 모바일 쇼핑객이 늘어날 전망이다.
SK텔레콤이 CJ올리브영과 손잡고 7일 서울 압구정동에 개장한 'T월드+올리브영' 매장은 교차 판매 효과를 제대로 노린 사례다. 화장품 및 건강용품을 판매하는 올리브영과 휴대폰 매장이 결합한 이 곳은 공용존을 만들어 미용용품과 스마트폰을 함께 구매하도록 했다.
여기에는 통신업체들의 오랜 고민이 묻어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통사 매장을 주로 찾는 사람들은 20~30대 남자들이고 매장 분위기도 딱딱하다 보니 여성을 끌어들이는데 한계가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 30대 여성들이 주로 찾는 올리브영과 매장을 함께 꾸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SK텔레콤은 2011년부터 전국 규모의 카페체인이나 지방 카페들과도 제휴를 맺고 복합 매장 'T월드 카페'를 운영해 왔다. SK텔레콤은 현재 68개 매장의 T월드카페를 운영 중인데, 이 곳을 통한 가입자가 늘고 있어 연말까지 90개로 늘릴 계획이다.
KT도 편의점 미니스톱과 공용 매장 개설을 추진 중이다. 규모가 큰 KT 대리점에 미니스톱이 입점토록 하고, 미니스톱 매장에서 휴대폰 기기변경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양 사는 상품 구입시 할인은 물론이고, 미니스톱의 보안 경비를 KT 계열사인 KT텔레캅이 담당하는 등 제휴를 확대할 계획이다.
휴대폰 업체인 팬택도 이달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이마트 김포공항점 등 15개점에 서비스센터를 입점시킬 예정이다. 팬택 관계자는 "대형마트 입점을 통해 이용자들이 서비스센터를 쉽게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마트가 영업하는 휴일에도 운영하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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