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능의 넥센이냐,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재수생 두산이냐.
2013 가을 축제의 첫 관문인 넥센과 두산의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이 8일 목동 구장에서 열린다. 팀 홈런 1위(125개)의 넥센은 페넌트레이스 3위, 팀 타율 1위(0.289)의 두산은 4위다. 역시나 마운드 보다 화끈한 방망이 싸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넥센이 9승7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넥센의 우위를 조심스럽게 점치면서도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두산의 저력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시리즈가 5차전까지 갈 수도 있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양 팀 사령탑의 생각은 달랐다. 염경엽 넥센 감독과 김진욱 두산 감독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4경기면 된다"고 자신했다. 두 사령탑은'이번 시리즈가 몇 차전까지 갈 것 같냐'는 공식 질문에 엄지 손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네 손가락을 펼쳤다.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승리를 거두고 플레이오프에서 LG와 맞붙겠다는 것이다.
염 감독은 "선수들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어떤 경기를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기회는 항상 오는 것이 아니다"면서 "올해 4강을 통해 나를 감독으로 선택해 준 것에 대한 일차적인 보답은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더 준비해서 마지막 보답도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는 김 감독 역시 "시즌 마지막까지 힘든 일정을 마쳤다.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작년에는 초임 감독이라 경황이 없었다. 올해는 더 많이 준비했고 심리적으로 여유도 생겼다고 자부한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두 감독은 승부의 열쇠는 박병호(넥센)가 쥐고 있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 했다. 김 감독은 "정규리그 막판 박병호에게 홈런 세 방을 맞고 충격이 컸다. 투수들에게 타자가 칠 수 없도록 깊숙한 곳으로 던지라고 지시하겠다"며 "만약 2점 앞선 9회말 2사 만루에서 박병호가 타석에 선다면 거르겠다"고 답했다.
염 감독은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을 경험하는 선수들이 많지만) 박병호를 비롯해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면서도 "우리 팀 입장에서는 박병호 등 중심 타선에서 이어지는 찬스를 7~8번이 어떻게 해결해 주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다만 박병호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상대가 승부를 한다면 과감히 치겠다. 그렇지 않고 아니다 싶을 때는 무리하지 않겠다"며 "나뿐만 아니라 뒤에 좋은 타자들이 많이 있다. 나를 거른다면 더 큰 화를 부를 것"이라고 뼈있는 한마디를 했다. 박병호의 뒤는 5번 김민성, 6번 강정호가 받칠 예정이다.
양 팀의 선발은 모두 외국인 에이스다. 올 시즌 나란히 12승씩을 거둔 넥센의 브랜든 나이트와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가 1차전의 중책을 맡았다. 나이트와 니퍼트는 국내 무대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다. 둘 모두 지난해보다 올 시즌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팀 내 비중은 여전하다. 2009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첫 발을 내디딘 나이트는 올해 1선발 중책을 맡아 12승10패 평균자책점 4.43을 기록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1선발로 낙점 받은 니퍼트는 이번 시즌 12승4패 평균자책점 3.58을 올렸다. ,
함태수기자 hts7@hk.co.kr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