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업체들이 지난 5년 간 쓴 마케팅 비용이 무려 4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엔 광고비, 판촉비 외에 통신업계에만 있는 휴대폰 보조금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가입자 유치를 위한 보조금 과당경쟁이 마케팅 과다지출을 낳고 결국 가입자들의 통신비용부담을 늘리는, 다람쥐 쳇바퀴도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강동원 의원(무소속)은 6일 미래창조과학부가 제출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4개 통신업체들의 마케팅 비용 지출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5년 6개월 간 총 44조 6,203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해에 마케팅비로 지출된 돈은 8조1,114억 원이었으며, 올 상반기엔 4조1,485억 원을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는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18조1,266억 원으로 가장 많이 사용했고, 이어 KT 14조7,552억 원, LG유플러스 9조5,571억 원, SK브로드밴드 2조1,814억 원을 사용했다.
같은 기간 4개사의 광고 선전비도 3조6,914억 원에 이른다. 가장 많은 광고비를 쓴 업체는 SK텔레콤으로 1조3,859억 원이었으며 LG유플러스 1조471억 원, KT 8,914억 원, SK브로드밴드 3,570억 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 광고선전비 지출을 가장 늘린 업체는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2010년부터 광고비를 공격적으로 지출해 지난해(2,603억 원)에 이어 올 상반기(1,228억 원)에는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마저 제치고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
통신업체들의 과도한 마케팅비는 결국 통신료 증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어 거듭 논란이 되고 있다. 통신업체들은 휴대폰 보조금으로 마케팅비가 나가는 만큼 통신료를 통해 보전하려 들기 때문이다. 강 의원은 "국내 통신업체들은 경영 여건이 어렵다면서 막대한 규모의 마케팅비를 지출해 왔다"며 "통신업체들이 지나친 마케팅 경쟁을 벌이느라 이용자들의 통신비 부담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미래창조과학부 및 국회에서는 통신업체들의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고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안을 추진 중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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